다시 돌아가는 ‘비핵화 시계’, 온기 퍼지는 남북 경협주



‘한반도 비핵화 시계’가 다시 돌아가면서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들에도 온기가 퍼지고 있다. 앞서 경협주들의 거품이 한 차례 꺼졌던 기억에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조심스럽다. 전문가들도 단기 차익실현보다는 북한의 비핵화 및 경협 상황에 맞춘 단계별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10일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주요 남북 경협주들은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전통적인 경협주로 꼽히는 범(凡)현대가 기업들인 현대엘리베이터(8.25%) 현대건설(7.85%) 현대로템(5.42%)이 올랐다. 철도주 대아티아이(7.67%), 건설주 남광토건(15.35%), 과거 개성공단 입주업체인 인디에프(2.78%) 제이에스티나(2.47%) 등도 상승했다.

현대로템 등 주요 경협주들은 앞서 4·27 남북 정상회담, 6·12 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급등했었다. 경협 기대감을 반영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경협이 구체화되지 않으면서 버블(거품) 붕괴로 이어졌다.

대표 경협주인 현대로템의 주가는 올해 2월 1만5000원 선에서 지난 6월 4만550원까지 올랐다가 7월 초 2만400원으로 추락했다. 170% 상승했다가 50% 추락하는 등 극심한 롤러코스터를 탔다. 현대로템은 10일 3만1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남북 정상회담 일정이 잡히는 등 종전선언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다시 주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남북 경협까지 필요한 비핵화 단계 및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 등 변수가 많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만 남북 경협이 단기 이벤트로 끝나진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키움증권은 “북한은 경제개혁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북한 비핵화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추가적인 협상에서 보다 구체적인 이행방안들이 발표되고 실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로서는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북·미 관계를 얼마나 조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향후 북·미 관계에 진전이 나타날 경우 경협이 단계별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올해 말 이후 소규모 대북 제재 완화가 시작될 때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관련주, 철도·도로 관련주가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북 제재가 대폭 완화될 때 추가적으로 인프라, 가스, 철도, 기계 등 업종이 유망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북한 비핵화는 긴 여정이 될 것”이라며 “통일 펀드 등에 적립식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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