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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백신·치료제 없는 이유, 개발에 5~10년 걸리고 수지타산 안맞고



전 세계적으로 공식 사용 승인을 받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치료제와 예방 백신은 아직 없다. 연구·개발(R&D)이 더딘 가장 큰 이유는 메르스가 비교적 최근에 발견된 신종 감염병이기 때문이다.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는 짧으면 5년, 길게는 10년 넘게 걸린다.

메르스 환자는 2012년 4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보고됐다. 환자 발생이 많지 않은데다 중동 이외 지역 감염자가 적은 점도 치료제나 백신 개발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 세계에서 222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10일 “경제적 측면에서 메르스 백신이나 치료제의 수요가 적어 제약사들이 쉽게 뛰어들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몇몇 국내 제약사가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나섰지만 상용화까진 갈 길이 멀다. 일양약품은 2016년 정부의 ‘신·변종 바이러스 원천 기술개발’ 연구과제 공모에서 메르스 치료제 개발 업체로 최종 선정돼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나 아직 초기 단계다.

진원생명과학은 미국 이노비오와 손잡고 메르스DNA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에서 임상 1상시험을 끝냈고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임상 2상 허가를 받았다.

이 교수는 “임상 2상부터는 시험 대상자 규모가 커져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데다, 백신 개발에 성공해도 독감처럼 범용이 아니라 일부 중동 방문자들에게만 접종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제약사 입장에선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2002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 창궐하던 때에 한 글로벌제약사가 백신 개발에 나섰으나 임상시험을 앞두고 사스가 통제되면서 백신은 빛을 보지 못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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