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트럼프 임기 내 비핵화” 김정은 비핵화 시간표 첫 언급



김정은(오른쪽 얼굴)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까지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 선제적인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하며 북·미 ‘동시 행동’ 원칙을 재확인했다. 문재인(왼쪽 얼굴) 대통령은 오는 18일 2박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해 3차 남북 정상회담(문재인정부 기준)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 방안과 남북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김 위원장은 전날 대북 특사단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의 70년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북·미 관계를 개선해 나가며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고 6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변함이 없다”며 “최근 북·미 협상에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나의 참모는 물론이고 그 누구에게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국제사회의 시각에 불만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풍계리 핵실험장 및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는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실천했다.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북·미 협상 교착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카드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선제적 조치들에 대한 상응 조치가 이뤄지면 비핵화를 위한 더욱 적극적인 조치들을 계속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만 요구하지 말고 종전선언 등 보상 카드를 검토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이달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미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는 방안들이 논의될 것임을 시사했다. 정 실장은 “북한도 비핵화 해결 과정에서 남측의 역할을 많이 기대하는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면 비핵화 진전을 위한 남북 간의 구체적 협력 방안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북은 다음 주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의전·경호·통신·보도 고위급 실무협의를 판문점에서 개최한다.

특사단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도 서로에게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메시지를 남겼고, 이를 전달받은 김 위원장도 특사단에게 답변을 전해줄 것을 부탁했다. 정 실장은 이날 오후 8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통화에서 이를 전달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북한과 미국, 양쪽을 대표하는 수석협상가(chief negotiator)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해 “특사단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냈다”며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갖게 됐다.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이를 위한 북·미 대화도 촉진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특사단은 개성공단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도 정상회담 전에 개소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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