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이영학 무기징역 감형… 고법 “사형 선고는 너무 가혹”

6일 항소심 선고공판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이영학.


14세 딸의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사진)씨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김우수)는 6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씨에게 1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족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준 피고인의 범행에 응당 사형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피고인을 이성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취급해 사형을 선고한 것은 가혹한 측면이 있다”며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지만, 교화 가능성을 부정하며 사형에 처할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 원심이 선고한 사형은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재판부는 살해 범행이 우발적으로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살해와 사체유기까지 범행 전반을 전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범행 당시 불안한 상태에 있었던 점도 감형 사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범행 직전 정신적 불안과 성적 욕구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비정상적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씨의 불우한 성장환경도 고려대상이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중등교육조차 이수하지 못하고 정서적·경제적으로 대단히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왔다”며 “일반인이 통상적으로 가지는 가치나 사고체계를 습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