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IFA 2018’] 종합가전업체부터 정통 오디오기업까지… 프리미엄 AI 스피커 ‘大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가전전시회(IFA)는 다양한 고음질·다기능 AI 스피커들이 선보여 프리미엄 AI 스피커 경연장을 방불케 했다. 왼쪽부터 LG전자의 ‘엑스붐 씽큐 WK7’, 하만의 ‘사이테이션’, 소니의 ‘XB501G’. 각 업체 제공


프리미엄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쏟아지고 있다. LG전자·소니 등 종합가전업체부터 하만·뱅앤올룹슨 등 정통 오디오업체들까지 스피커의 프리미엄화를 주도하고 있다. 기존 아마존·구글의 AI 플랫폼 확산에 활용되던 ‘AI 올인형’ 저가 스피커가 시장의 주류였다면 이제는 고음질·다기능 AI 스피커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올해 국제가전전시회(IFA)에는 프리미엄 AI 스피커가 대거 공개됐다. 프리미엄 AI 스피커라고 해도 AI 기능 면에서는 기존 AI 스피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제조사의 자체 AI 플랫폼이 아닌 구글·아마존의 AI 플랫폼을 탑재했고 음성인식 비서를 핵심 기능으로 제공한다. 다만 음질과 성능, 디자인 면에서 구글의 ‘구글 홈’, 아마존의 ‘에코’ 같은 저가 스피커보다 뛰어나다.

LG전자는 이번 IFA에서 영국 명품 오디오 브랜드 메리디안 오디오와 협업해 개발한 AI 스피커 ‘엑스붐 AI 씽큐 WK7·WK9’ 2종을 선보였다. WK9 모델은 스피커 기능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전면에 탑재한 8인치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를 통해 사진·동영상 등을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WK7 모델은 일반 음질의 음악 파일을 최대 24비트까지 고음질로 바꿔주는 업비트 기능 등을 지원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AI 스피커가 AI 업체들의 플랫폼 보급 확대 및 시장 선점 목적으로 확산됐다면 프리미엄 AI 스피커는 음질·디자인·재질 등을 고급스럽게 개선해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인수된 하만은 프리미엄 홈오디오 AI 스피커 ‘사이테이션’ 시리즈를, 뱅앤올룹슨은 약 200만원짜리 초고가 AI 스피커 ‘베오사운드 1’을 전시했다. 소니는 원통형 기본 AI 스피커의 후속작인 파티·아웃도어용 AI 스피커를, 레노버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AI 스피커를 공개했다. 이들 제품의 AI 플랫폼은 모두 구글 어시스턴트다.

지금까지 대다수 AI 스피커는 구글·아마존 등 AI 업체가 제조사에 의뢰해 만든 보급형 스피커였다. AI 업체들이 자신들의 AI 플랫폼을 확산시키기 위해 가장 쉽고 싸게 만들 수 있는 가전이 스피커였던 것이다. 오디오·가전업체들은 AI 업체의 보급형 스피커를 자사 프리미엄 AI 스피커로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스피커 이용자 대부분이 AI 음성인식 비서 기능보다 음악 듣기 기능을 선호한다는 점도 프리미엄 AI 스피커 등장을 부추겼다. 여론조사 업체 컨슈머인사이트의 ‘AI 스피커 서비스 이용 만족도’ 결과에 따르면 AI 스피커의 용도는 음악 선곡·검색(57%), 날씨정보 안내 등 단순 검색(55%)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AI 업체에 오디오·가전업체들까지 시장에 가세하면서 AI 스피커 시장이 점차 과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를린=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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