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2연패 이상의 가치, 밝은 미래 얻었다

남자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금메달 49개, 은메달 58개, 동메달 70개를 딴 대한민국 선수단은 중국, 일본에 이어 종합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치비농=윤성호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이 지난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태극기를 든 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치비농=윤성호 기자
 
김학범 한국 23세 이하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치비농=윤성호 기자


조별리그 말레이시아전 패배 어려운 여정 극복하고 금메달
자연스러운 A대표팀 세대교체… 황의조·조현우 유럽행 가능성


러시아월드컵에서 기대에 못 미친 성적표를 받아든 한국 축구가 아시안게임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 조별리그에서 말레이시아에 따끔한 일격을 당했지만 강호들을 차례로 꺾으며 40년 만에 아시안게임 원정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 축구 대표팀은 1일 일본과의 연장 접전 끝에 이승우, 황희찬의 골로 2대 1로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7월 16일 20명의 선수 명단 발표와 함께 닻을 올린 지 47일 만이다.

금메달로 마무리된 김학범호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던 첫 출발을 극복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학범호는 닻을 올리자마자 ‘인맥 논란’의 한가운데 섰다. 김 감독이 “성적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과거의 인연을 염두에 두는 지도자는 없다”고 말했지만 대회 시작 전까지 의심이 쉽게 걷히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 패배는 ‘이른 로테이션’ 비판으로 이어지며 감독에 대한 자질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말레이시아전 패배가 좋은 예방주사가 되면서 아시아에서 한국 축구의 실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김 감독은 대회 전 “이란, 우즈베키스탄, 일본의 전력이 좋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공교롭게도 말레이시아전 패배로 인해 이들 팀과 토너먼트에서 차례로 경기를 치렀고 갈수록 조직력이 탄탄해지며 마침내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대회가 국내파 감독에 대한 불신을 어느 정도 걷어내는 계기도 됐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고(故) 이광종 감독의 지휘로 우승했지만 러시아월드컵을 거치면서 국내파 감독에 대한 불신의 벽에 직면했다. 소방수로 나선 신태용 전 감독이 조별리그에서 독일에 2대 0 승리를 거뒀지만 16강 탈락이 뼈아팠다. ‘국내 지도자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결국 파울루 벤투 감독이 신임 감독으로 부임했다.

아시안게임 선수들의 활약으로 A대표팀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역시 가능해졌다. 벤투 감독은 앞서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활약한 선수 8명을 7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 멤버로 확정했다. 전체 엔트리 24명 중 3분의 1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4골을 기록한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를 비롯해 어린 선수들이 눈도장을 받아 A대표팀에서도 지속 발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9골을 기록한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안정적으로 골문을 지킨 조현우(대구 FC)는 유럽 무대 진출의 기대를 높여 한국축구의 미래를 밝게 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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