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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스캔들 특종 NHK 기자, 한직으로 좌천됐다 결국 퇴사

사진=아이자와 후유키 페이스북 캡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과 관련해 여러 차례 특종 보도를 했던 NHK 기자가 좌천됐다가 결국 사직했다. 그는 1일부터 오사카의 지역신문으로 옮겨 일하고 있다. 일본 주요 언론에는 보도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30일 석간 ‘닛칸 겐다이’가 온라인판에서 보도한 후 인터넷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NHK 오사카지국 소속이던 아이자와 후유키(55·사진) 기자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저는 31년여 근무했던 NHK를 이달(8월) 31일 퇴직하게 됐다”며 “9월 1일부터 오사카니치니치신문에서 계속 기자로 근무한다”고 밝혔다.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은 학원 재단이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명예 교장을 역임한 ‘아베 신조 기념 소학교(초등학교)’의 부지로 국유지를 평가액의 14% 수준의 헐값으로 매입한 사건이다. 아사히신문이 처음 보도했지만 아이자와 기자도 재무성이 학원 측과 말맞추기를 한 것 등 후속 특종기사들을 잇따라 보도했다.

하지만 아이자와 기자는 지난 5월 보도국에서 밀려나 자료 정리 등을 담당하는 고사(考査)부로 좌천됐다. 당시에도 닛칸 겐다이가 이 소식을 보도하면서 NHK가 아베 정권에 대해 알아서 기는 이른바 ‘손타쿠(忖度)’가 지나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아이자와 기자는 그동안 NHK에 잔류할지 기자의 길을 갈지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페이스북에 “기자직을 떠나더라도 NHK에 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 (기자의) 꿈을 꾸고 싶다”면서 “이 일을 사랑하고 자부심을 갖고 앞으로도 기자를 계속하고 싶다. 그리고 그 일념으로 이번에 전직을 결정했다”고 적었다.

아이자와 기자의 인사이동에 아베 정권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닛칸 겐다이는 관련 기사 말미에 “NHK는 최근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경선 출마 발표를 생중계하는 것도 그렇고 점점 종속화가 심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모리토모 스캔들 관련 특종 기사는 NHK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썼다. 네티즌들도 이 기사를 계속 리트윗하며 NHK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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