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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불가 한반도 날씨... 중부는 게릴라성 물폭탄, 남부는 다시 폭염 속으로

29일 저녁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영서지역에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린 가운데 퇴근하는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 정류장에서 우산을 쓴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최현규 기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강원 영서지역에 29일까지 연 이틀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내려 사상자 4명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30일에도 수도권 등지에 국지성 폭우가 예상됨에 따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주요 지점의 누적 강수량은 29일 오후 10시 기준 경기도 연천군 중면 448.0㎜,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433.0㎜,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432.5㎜, 경기도 고양시 주교동 415.0㎜ 등으로 집계됐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날 오후 7시50분쯤 서울 노원구 동부간선도로 월릉교 부근에서 차에 타고 있던 A씨(49)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A씨는 기습 폭우로 하천이 범람하면서 차에서 나오지 못하고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월계2교 인근에서 여성이 고립됐다 구조되는 등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저지대 침수 가구가 늘어나면서 29일 오후 11시 기준 서울 은평구와 양천구, 광주 남구 지역 98가구에서 이재민 148명이 발생했다. 대전 유성구와 경기도 시흥 등에선 180가구 302명이 일시 대피했다. 주택이나 상가 침수 피해는 서울 388건, 인천 167건, 대전 150건, 경기 568건 등 1437건이다.

기상청은 30일 낮까지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누적) 강수량은 경기북부·강원영서북부 250㎜ 이상, 서울·경기도·강원영서·서해5도 80∼150㎜, 강원영동·충청도·경북북부·전라도 30∼80㎜, 경북남부·경남·제주도·울릉도·독도 10∼50㎜다.



행안부는 29일 오전 11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류희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앞서 내린 비로 전국적으로 토양이 많이 약화돼 산사태가 발생하거나 급경사지가 붕괴할 우려가 있다”며 “침수우려지역 출입을 자제하고 붕괴나 산사태 등 위험이 있는 지역에 접근하지 말아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남부 지방과 제주도에서는 이날 무더위가 기세를 올렸다. 대구, 광주, 제주도 동부·북부, 경남 합천·창녕·함안·의령·김해, 경북 청도·경산, 전남 나주·함평·광양·보성·곡성, 전북 정읍·임실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기상청은 당분간 비가 내리면서 낮 기온이 평년보다 낮겠으나 강수 가능성이 낮은 일부 남부내륙과 제주도는 낮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무덥겠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고 내다봤다.

최근 발생한 제21호 태풍 ‘제비’는 31일 오전 9시쯤 괌 북쪽 550㎞ 부근 해상을 지나 다음 달 3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동쪽 840㎞ 부근 해상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제비는 중심기압이 985h㎩(헥토파스칼)로 영향권 내 최대 풍속이 초속 27m(시속 97㎞)인 중간강도의 소형급 태풍이다.

강남영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예보팀장은 “태풍 제비가 우리나라로 올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계속해서 진로를 관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사야 김유나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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