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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아일랜드 방문… 성폭력 피해자 만나 사과·위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일랜드 방문 이틀째인 26일 메이요 지방의 녹(Knock) 성지에서 비를 맞으며 신도 4만5000여명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아일랜드를 방문한 교황이 가톨릭 내에서 성폭력을 은폐해 온 관행을 강력히 비난하고 가톨릭 사제들의 성폭력 피해자를 직접 만나 사과와 위로를 건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현지시간) 더블린 세인트패트릭 성당에서 “젊은이를 보호하고 교육해야 할 가톨릭 구성원이 오히려 그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며 “주교와 사제 등 지도자가 이런 끔찍한 범죄에 대처하는 데 실패해서 분노를 촉발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더블린의 교황청대사관에서 성폭력 피해자 8명을 직접 만나 위로하고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교황이 대화 중 가톨릭 내부의 부패와 추문을 은폐하는 관행을 강력하게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의 아일랜드 방문은 칠레 호주 프랑스 등에서 가톨릭 사제들이 신도를 상대로 성폭력을 휘두른 사실을 은폐했던 과거가 폭로되는 와중에 이뤄졌다. 최근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연방대배심이 6개 가톨릭 교구 사제들이 수십년간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교황의 아일랜드 방문은 1979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방문 이후 39년 만이다. 아일랜드는 가톨릭 신도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나라다. 오랜만의 교황 방문으로 환영 열기가 뜨거울 법도 하지만 성직자들의 성범죄에 대한 분노 때문인지 현지 분위기는 상당히 냉담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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