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금 딴 인도의 女레슬러

비네쉬 포갓(가운데)이 지난 20일(한국시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레슬링 여자 자유형 50㎏급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뒤 인도 국기를 든 채 기뻐하고 있다. 비네쉬 포갓 페이스북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품에 안았습니다. 이 금메달은 인도, 그리고 밤낮으로 나를 지원해준 고마운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지난 20일(한국시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레슬링 여자 자유형 50㎏급 결승전이 열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JCC 어셈블리홀. 비네쉬 포갓(24)은 이리에 유키(일본)를 6대 2로 꺾고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딴 뒤 이렇게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인도 최초의 여성 레슬러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포갓은 지난 4월 국내 개봉한 영화 ‘당갈’에서 소개된 마하비르 싱 포갓(아미르 칸)의 실제 조카여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아버지의 반대로 레슬러의 꿈을 이루지 못한 싱 포갓이 여성의 사회 진출에 보수적인 인도에서 두 딸을 국가대표 레슬링 선수로 키워낸 이야기를 다뤘다.

포갓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믿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며 “매트 위에서 보낸 오랜 시간, 체육관에서 흘린 땀, 그리고 금메달을 위해 쏟았던 부단한 노력들이 떠오른다”고 했다. 인도 네티즌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도 레슬링에 새 역사가 만들어졌다”며 금메달리스트가 된 포갓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포갓은 남성 스포츠라 불려왔던 레슬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고되기로 소문난 레슬링 훈련은 물론 인도 사회의 따가운 시선까지 온몸으로 감내해야 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딴 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섰지만 메달을 걸지 못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전진한 끝에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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