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같은 작곡가 겸 지휘자 되고 싶다”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축제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에 보조 지휘자로 참가하는 작곡가 최재혁은 “지휘의 세계에 노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최재혁 제공


작곡가 최재혁(24)이 다음 달 16일까지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적 클래식 음악 축제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보조 지휘자(conducting fellow)로 참여한다. 그는 23일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지휘는 독학으로 공부해왔는데 페스티벌 아카데미에서 사이먼 래틀과 같은 유명 지휘자에게 배우게 된 것은 내게 큰 행운”이라며 기뻐했다.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 석사과정에서 작곡을 전공하고 있는 최재혁은 지난해 11월 스위스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의 작곡 부문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지난 4월 제네바에서 열린 ‘메뉴힌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결승에서는 콩쿠르 조직위원회 위촉으로 그가 작곡한 ‘셀프 인 마인드’가 연주됐다.

그는 구스타프 말러(1860∼1911)와 같은 작곡가 겸 지휘자가 되길 원한다. 최재혁은 “아카데미 보조 지휘자로 선발됐던 음악인 대부분은 프로 지휘자의 길을 가고 있다”며 “아직 시작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지휘의 세계에 노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음악인을 대상으로 열리는 페스티벌 아카데미는 올해 영국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인 래틀, 작곡가 겸 지휘자 페테르 외트뵈시, 마티아스 핀처 앙상블 앙텡콩탱포랑 음악감독 3명을 지도자로 세웠다. 최재혁은 이를 계기로 세계 최정상급인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습 지휘를 맡게 됐다. 오는 26일에는 루체른 페스티벌 아카데미 오케스트라와 앙상블 앙텡콩탱포랑 지휘도 한다.

그는 “보조 지휘자 3명은 정식 공연은 아니지만 마스터클래스에서 슈톡하우젠의 대곡 ‘그루펜’을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기회를 갖는다”며 “지휘자가 곡에 어떤 환상을 불어넣어 관객에게 마술적인 소리를 들려주게 되는지 지휘의 대가들에게 배우는 건 흥분되는 경험”이라고 했다.

최재혁은 2013년 시작된 서울시립교악향단의 젊은 작곡가 발굴 프로그램인 ‘마스터클래스’에 참가, 작곡가 진은숙에게 수년간 지도를 받아왔다. 6세 때 바이올린을 배운 최재혁은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 보스턴 월넛힐 예술학교와 뉴잉글랜드 콘서버토리 예비학교에 다녔다.

음악가로서 그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그는 “카라얀 같은 지휘자와 베토벤 같은 작곡가가 되는 것이 순수한 내 꿈”이라며 “존경하는 진은숙 선생님은 ‘작곡가는 누구나 괴물을 하나씩 키워야 한다’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내 안에 어떤 괴물이 숨어 있는지 찾아내는 게 지금 나의 가장 큰 과제”라고 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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