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딴 북한 역도 오강철 눈물의 사모곡

북한의 오강철이 22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역도 69㎏급에서 금메달을 딴 후 인공기를 펼치며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올해 5월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아직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북한 역도 오강철(25)은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인터내셔널 엑스포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역도 남자 69㎏급에서 금메달을 딴 후 시상대 위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오강철은 시상식 후 기자들이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묻자 “우리 어머니가 5월에 돌아가셨다”며 “이제 경기가 끝났으니까 찾아가서 금메달을 드리고 인사할 것이다”고 답했다. 북한 선수단 관계자는 “어머니가 사망했을 때 나하고 같이 부여잡고 가지 않았다”며 “다녀오면 정신적으로 해이해질 것 같아서 ‘금메달을 따고 가자’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대신 전했다.

오강철은 이날 경기에서 인상 151㎏, 용상 185㎏, 합계 336㎏을 들어 올려 우즈베키스탄의 도스톤 요쿠보프(합계 331㎏) 선수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백 번 싸우면 백 번 이기는 기질을 타고났다”며 “중국, 카자흐스탄이 나와도 우리는 다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로써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기록 중인 5개의 금메달 중 역도에서만 3개의 금메달을 확보했다.

시상식에선 한국의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오강철의 목에 직접 금메달을 걸어주기도 했다.

한편 이 경기에서 금메달을 노렸던 한국의 원정식은 인상에서 145㎏을 들었으나 용상에서 3차례 시기를 모두 실패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원정식은 이번 대회에서도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혀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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