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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산항 정박 중인 러 선박 독자 제재

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이 미국 정부가 21일(현지시간) 대북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러시아 선박 세바스토폴호(원 안)가 부산항에 정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세바스토폴호는 22일 현재 부산항의 선박 수리 업체인 부광조선 선착장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린트래픽 캡처


미국 재무부가 21일(현지시간) 석유 환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한 러시아 해운 기업 2곳과 선박 6척에 대해 독자 제재에 나섰다. 이번 독자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선박들이 올해 한국에 수차례 입항했고, 그 가운데 한 척은 현재 부산항에 정박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러시아나 다른 지역에서 온 북한 선적 선박들과의 환적을 통해 어떤 물품이든 북한을 들고나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금지된 행동이고 미국법하에서도 제재 대상”이라며 “제재 위반의 결과는 우리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달성할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재 대상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연해주 해운물류, 구드존 해운과 이들 두 회사와 연계된 러시아 상선 패트리엇호, 구드존 소유의 벨라호, 넵튠호, 보가티르호, 파르티잔호, 세바스토폴호 등 6척이다. 이번 제재로 이들 기업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 국민이 이들과 거래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미 재무부는 환적을 통해 최종적으로 석유를 사들인 주체는 유엔 안보리와 미국의 제재 대상으로 지목된 북한 노동당 소속 외화벌이 기관인 ‘39호실’ 산하 법인 태성은행이라고 밝혔다. 태성은행 역시 유엔과 미국의 제재 대상이다.

미국의 대북 추가 제재는 8월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의 4차 북한 방문을 앞두고 비핵화 견인을 위해 대북 압박을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22일 통화를 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22일 미 재무부가 전날 독자 제재 명단에 추가한 러시아 선박 6척 중 4척은 한국에 2∼11차례 입항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 가운데 세바스토폴호는 지난 14일부터 부산항에 정박해 있다. 정박 명목은 선박 수리다. 이 선박은 올해만 최소 11차례 한국에 입항했다.

정부는 세바스토폴호에 대해 검색 등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가 북한에 정유 제품을 공급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위반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배들은 안보리 제재와 한국의 독자 제재 대상은 아니기 때문에 확실한 불법행위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압류 대상이 아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세바스토폴호에 대한 조치는 안보리 결의 위반 혐의가 있는지 여부가 주요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며 “관계 부처와 협의해 입항 기록 등을 확인하고, 미국과도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지영 권지혜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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