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과학] 태풍과 코리올리 힘

태풍에 작용하는 코리올리 힘. 나사


19호 태풍 솔릭이 북상하고 있다. 2012년 이후 6년 만에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긋지긋했던 무더위와 가뭄을 씻어내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강한 바람과 큰 비를 몰고 올 터라 각별한 대비책 또한 필요하다. 솔릭의 북상 뉴스를 듣다 보면 태풍 진행 방향의 오른쪽 지역이 왼쪽 지역보다 훨씬 피해가 크다고 한다. 원인은 ‘코리올리 힘’이라는 자연현상에 있다.

물리학에 상대속도의 개념이 있다. 시속 100㎞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시속 80㎞로 따라가는 자동차에서 보면 시속 20㎞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관측자의 움직임에 따라 관측 속도가 달라진다는 개념이다. 회전 운동도 마찬가지다. 직선 운동을 하는 물체를 회전 운동하는 사람이 보면 그 사람의 회전과 반대방향으로 휘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즉, 회전 운동도 관측자의 회전 상태에 따라 상대적으로 다르게 보인다. 관측자 입장에서는 그 물체에 회전하도록 유도하는 어떤 힘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힘을 ‘코리올리 힘’이라 한다. 회전하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관성력의 일종이다.

지구의 자전에 따라 지상에서도 코리올리 힘이 나타난다. 북반구에서는 물체 진행 방향의 오른쪽으로 작용한다. 이 힘은 태풍에도 영향을 미친다. 태풍이 형성될 때 중심의 강력한 저기압에 주변 공기가 빨려 들어간다. 이런 공기 흐름에 코리올리 힘이 작용해서 항상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공기의 흐름이 형성된다. 반시계 방향의 회전에 따라 태풍이 진행할 때 오른쪽과 왼쪽의 바람세기는 달라진다. 오른쪽은 회전 방향과 진행 방향이 일치해서 더 세지고, 왼쪽은 서로 반대 방향이어서 더 약해진다. 예를 들어 태풍의 회전 속도가 시속 100㎞이고 진행속도가 시속 30㎞라면 태풍 진행 방향의 오른쪽 바람은 시속 130㎞로 강력하나, 왼쪽은 시속 70㎞로 다소 약해진다. 태풍의 오른쪽 지역이 더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편서풍과 푸코의 진자가 하루에 한 바퀴 도는 현상도 코리올리 힘으로 발생한다.

이남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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