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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 팔 벌리고, 중에 칼 벼리고, 두 얼굴의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북한은 더 가깝게 끌어안고 중국을 향해서는 날 선 비판을 계속 던지는 외교적 스탠스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만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과 추가 회담이 곧 이뤄지느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공개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 시기와 장소에 대해선 “코멘트하고 싶지 않다”고 언급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북한에 대해 호평만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나는 그를 좋아하고, 그는 나를 좋아한다”며 “나는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인간적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가 힘을 합치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직전 상황으로까지 치달았던 지난해 위기 상황을 완화시킨 원인으로 자신과 김 위원장의 ‘엄청난 케미스트리(화학적 결합)’을 꼽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외에 북한이 다른 비핵화 조치를 취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나는 그렇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설명을 달지는 않았으나 추가적 비핵화 조치가 있었다고 북한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전임 미국 대통령들이 북한 문제에 대해 30년 동안 매달려 왔지만 나는 3개월 만에 해결했다”고 자화자찬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시기는 9월, 장소는 미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9월 18일부터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은 가장 유력한 후보다.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도 회담 장소로 거론된다. 극적 효과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전격 방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의식해 북·미 정상회담을 10월 중 개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방북 결과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의 키를 쥐고 있다. 그 성과에 따라 2차 회담 개최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고, 브레이크가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12일 판문점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인 9·9절 이전에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껴안기와 대조적으로 중국 때리기를 계속했다. 그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때문에 과거만큼 북한 문제를 돕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중 무역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이 그들의 통화(위안화)를 조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22∼23일 워싱턴에서 열릴 미·중 차관급 협상에 대해선 “이번 협상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미리 찬물을 끼얹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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