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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카로 주차 해결… 달동네에 모노레일·곤돌라

서울 강북구 삼양동에서 ‘옥탑방 한 달 살이’를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지역균형발전 정책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공유차 주차장 대폭 확대… 자가용 필요없는 생활 확산
빈집 1000가구 사들여 청년층에 임대주택 공급
도시재생 등 서울시 사업 마을기업이 맡도록 유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발표한 ‘지역균형발전 정책구상’은 강북권의 교통, 주거, 보육, 교육, 문화 등을 전방위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업들을 담고 있다. 박 시장은 “삼양동 한 달 살이를 통해 강북권 발전에 대한 저의 의지를 분명하게 표시했고, 예산이나 사업·방향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균형발전 전략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책구상에서는 비강남권 4개 도시철도(경전철) 조기 착공 등 규모가 큰 재정 정책들 외에도 강북지역 실정에 근거한 맞춤형 정책들도 눈길을 끈다.

박 시장은 “지난 7월 22일부터 한 달간 삼양동에 사는 동안 주차장 문제 민원이 가장 많았다”면서 공유차량인 ‘나눔카’를 확대해 주차난을 해소하겠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강북구의 공영주차장과 공공시설 부설 주차장 등을 이용해 나눔카 주차장을 6배 이상 확대해 전면적인 나눔카 시대를 열고, 자동차가 필요 없는 라이프스타일을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오르막과 구릉지가 많아 기존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곳에는 경사형 모노레일이나 엘리베이터, 곤돌라 같은 새로운 유형의 대중교통수단도 도입한다. 서울시는 실현 가능성 검토를 거쳐 2020년부터 5개 권역에 각 1곳씩, 2022년부터는 자치구별로 1곳 이상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늘어나는 빈집을 매입해 청년·신혼부부 임대주택이나 창업공간, 커뮤니티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빈집 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도 시작한다. 서울시는 전 자치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내년 400가구를 포함해 2022년까지 총 1000가구를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이미 성북구 등에서 빈집 매입에 나섰다.

박 시장은 “서울 곳곳에 빈집이 많다”면서 “빈집을 개조해 청년층을 위한 임대주택으로 제공하면 청년 주거문제 해결, 청년 일자리 창출, 지역사회 변화 등 일석삼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도시재생이나 집수리 사업 등을 시행할 때 지역 기반의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등에 일을 맡겨 사업비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에 남을 수 있게 하는 실험도 시작한다. 이를 위해 마을기업을 위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마을기업 육성을 위한 연수원도 설립할 예정이다. 또 공공사업 입찰시 마을기업에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수의계약 한도를 높이는 등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박 시장은 “삼양동에서 살아보니 철물점, 이발소, 양장점, 구멍가게 등 골목경제가 다 무너져 내린 걸 알게 됐다. 시민들 대다수가 뭘 해서 먹고 사는지 모르겠다”면서 “대기업과 프랜차이즈에 무너진 골목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주민이 주체가 돼 수익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그 이익이 다시 지역으로 유입되는 ‘지역 선순환 경제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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