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 완전체로 돌아온 괴물

류현진이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류현진은 6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사하며 팀의 5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AP뉴시스


지난 5월 사타구니 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온 뒤 105일 만에 선발등판한 ‘코리아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이 완벽한 투구로 팀을 5연패 수렁에서 구해냈다.

류현진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진의 난조로 승리를 추가하지는 못했다. 다저스는 12회 연장 혈투 끝 4대 3으로 승리했다.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는 일찌감치 사라졌다. 류현진은 1회 선두 앤드류 맥커친에게 3개의 볼을 연속으로 내줬지만 곧 안정된 제구를 보이며 깔끔한 3루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나온 브랜든 벨트가 친 빗맞은 플라이를 좌익수 맷 캠프가 안일하게 대처해 2루타를 만들며 1사 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들을 범타로 처리하며 1회를 마쳤다.

이후 류현진은 거침없었다. 5회초 1아웃 상황에서 브랜든 크로포드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기까지 12명 연속으로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헌터 펜스에게도 좌전안타를 내주며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앨런 핸슨과 데릭 홀랜드를 잇달아 삼진으로 잡으며 스스로 위기를 탈출했다. 마지막 이닝이 된 6회초에도 샌프란시스코의 상위타선을 단 9개의 공으로 간단히 요리하며 이날의 투구를 마쳤다.

총 투구수는 89였고 이중 60개가 스트라이크였을 정도로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이날 류현진은 최고 구속 150㎞의 공을 뿌려 부상 후유증에 대한 의구심을 지웠다. 직구가 제 자리를 찾자 폭포수 같은 커브와 날카로운 커터가 더욱 위력을 얻을 수 있었다. 경기 전 2.12였던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77로 더욱 낮아졌다.

특히 바깥쪽 공에 스트라이크를 잘 불러주는 주심의 성향을 재빨리 파악, 바깥쪽 꽉 찬 변화구 등을 효율적으로 던지는 영리함을 보여줬다. 그 결과 6개의 탈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무실점과 무볼넷을 동시에 달성한 것은 2013년 MLB에 데뷔한 이후 4번째다.

류현진은 그러나 팀이 3-0까지 앞서가다 8회초 불펜 케일럽 퍼거슨이 맥커친에게 동점 3점 홈런을 맞아 아쉽게도 승리를 놓쳤다.

류현진의 성공적 복귀전에 대한 팀과 현지언론의 반응은 뜨거웠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오늘 정말 훌륭했다. 등판 내내 경기를 통제했다”며 극찬했다. LA타임즈는 “부상에서 돌아온 류현진이 샌프란시스코를 효율적이면서 자비 없는 피칭으로 요리했다”며 “환상적이었다”고 호평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발투수가 할 수 있는 역할만 하자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점수를 안주고 기대이상으로 좋은 경기를 했다”며 “오랜만에 나왔는데 볼넷 없이 경기를 마친 게 너무 마음에 든다”고 자평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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