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위안부, 역사왜곡 갈등 속에서도…, 한·일 고교생 5년째 ‘화합의 합창’

한·일 고교생 음악회 ‘울려라 노랫소리’에 참가하는 김휘연군(오른쪽)과 김준형군이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고 “일본 학생들과 함께 노래 부른다고 생각하니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현규 기자
 
2013년 8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렸던 ‘제1회 한·일 고교생 가곡 콘서트-노래 하나 울림’ 리허설 장면. 국민일보DB


한국과 일본의 고교생들이 ‘화합의 합창’을 부른다.

한·일음악고등학생음악회 실행위원회는 오는 29일 오후 6시 서울 경기도 성남 계원예고 벽강예술관에서 한·일 고교생 음악회 ‘울려라 노랫소리’를 연다고 16일 밝혔다. 음악제에서 합창을 지휘하는 김휘연(18·계원예고3)군과 독창을 하는 김준형(17·선화예고2)군을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에서 만났다. 일본 고교생 3명은 26일 입국한다.

학교는 다르지만 음악회를 통해 만난 두 사람은 친근한 분위기로 음악회를 소개했다. 휘연군이 “지하철 같은 곳에서 작게 얘길 해도 어른들에게 조용히 하라는 주의를 받는다”고 하자 준형군이 “목소리가 낮고 굵다 보니 잘 울려서 그런 것 같다”고 맞장구치며 해맑게 웃었다. 둘은 소속 학교 성악 실기우수자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이 준비하는 음악회는 2013년 ‘노래 하나 울림’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시작됐다. 일본 쇼와음대 콩쿠르 심사에 참가했던 한·일 음악계 인사들이 음악을 통해 양국 청소년의 우정을 키워보자는 취지로 추진한 것이었다. 2016년은 메르스 사태로 행사를 열지 못했다. 지난해 ‘울려라 노랫소리’로 이름을 바꿔 일본에서 다시 열었다. 올해 음악회는 5회인 셈이다.

지난해에도 참가했던 휘연군은 “상당히 긴장하고 갔는데 일본 친구들이나 선생님들 모두 친절하고 다정했다. 지금도 그때 만난 일본 친구들과 연락하며 가깝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언어로 대화하는지 궁금했다. “그동안 얘기를 많이 해서 내가 우리말로, 일본 친구가 일본어로 해도 대충 알아듣는다”고 했다. 음악회를 계기로 일본이란 나라와 그 문화를 훨씬 가깝게 느끼게 된 것이다. 그는 “지휘를 맡아 설레기도 하고, 손님을 맞는다는 마음에 책임감도 생긴다”고 했다.

이탈리아 가곡 ‘오 나의 감미로운 사랑’을 독창할 예정인 준형군은 “음악회는 매번 떨리고 긴장되는데 이번엔 일본 친구들과 처음 같이 무대에 서는 것이어서 더욱 긴장된다”고 했다. 다른 참가자 5명도 양국의 노래를 각각 독창한다. 휘연군은 독창자로 참가하는 한·일 고교생 6명을 포함한 고교 합창단 50여명을 지휘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의 백미는 바로 이 합창이다. 휘연군은 “우리 노래 ‘저 구름 흘러가는 곳’과 ‘고향의 봄’, 일본 노래 ‘하마베노 우타’와 ‘투게더(Together)’의 1·2절을 우리말과 일본어로 각각 부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양국 학생들은 합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발음을 가르치고 배우게 되는데 이때 큰 감동을 받게 된다고 한다.

준형군은 “일본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이 음악회가 일본에 대한 나의 선입견을 없애는 데 큰 도움을 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휘연군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과 같은 역사 청산의 과제가 있는데 이렇게 양국이 교류를 하다 보면 그런 것들도 발전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음악회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031-710-8650).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