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10 저격’ 테니스 샛별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신예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년여간 스무 살 남짓 된 선수들이 랭킹 상위권의 대형 선수들을 연이어 꺾으며 ‘자이언트 킬러’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들이 현재 테니스계를 주름잡고 있는 라파엘 나달(32), 로저 페더러(37), 노박 조코비치(31) 등을 밀어내고 세대교체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신성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세계 랭킹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21)다. 즈베레프는 지난해 5월 열린 ATP 투어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결승전에서 조코비치를, 같은해 8월 로저스컵 결승전에서는 ‘황제’ 페더러를 꺾으며 전 세계 테니스 팬들에 이름을 알렸다. 2013년 16살의 나이에 프로로 데뷔한 즈베레프는 198cm의 큰 체격에서 나오는 강력한 파워가 강점이다. 아직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하진 못했지만, 차세대 테니스 황제 자리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0)는 올해 가장 돋보인 신예다. 이달 초 열린 로저스컵에서 도미니크 팀(8위), 즈베레프, 케빈 앤더슨(6위) 등 세계 랭킹 10위권 선수들을 연이어 격파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로저스컵에서 치른 모든 경기에서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많은 점수를 따냈다. 치치파스는 이 대회로 랭킹이 27위에서 15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다만 나달에게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약점이다. 치치파스는 나달에게 지난 4월 열린 바르셀로나 오픈 결승에서 패한 데 이어 로저스컵에서도 우승을 내줬다.

이달에 열린 시티오픈에서 정현을 잡은 알렉스 드 미노(19)도 주목받는 선수다. 드 미노는 2015년 데뷔한 후 지난 3년간 ATP 투어 각종 대회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300위권에서 43위까지 빠르게 랭킹을 올렸다. 코트 위에서 무시무시한 집중력을 발휘해 ‘악마’라는 별명도 있다. 지난달 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는 마르코 세치나토(22위) 등을 꺾으며 3회전까지 진출했다.

한국 테니스계의 간판스타 정현(25위)도 주목받는 자이언트 킬러다. 올해 1월 열린 호주오픈에서 조코비치, 즈베레프 등을 연이어 꺾고 4강까지 진출했지만 페더러를 만나 부상으로 아쉽게 기권패 했다. 최근 잇따른 잔부상을 겪었으나 15일(한국시간) 미국 신시내티에서 열린 웨스턴 앤 서던 오픈 1회전에서 잭 소크(20위)를 꺾으며 건재를 과시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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