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日 최장기 총리 재임, 아베냐 … ‘포스트 아베’ 이시바냐



일본 역사상 최장기 재임 총리를 노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냐 아니면 ‘포스트 아베’ 1순위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냐. 지난 10일 이시바 전 자민당 간사장이 도쿄에서 당 총재 경선 출마 기자회견을 한 데 이어 12일 아베 총리의 고향인 야마구치현에서 출마 의지를 다시 밝히면서 향후 3년간 일본을 이끌 자민당 총재 선거가 사실상 시작됐다.

노다 세이코 총무상이 그동안 총재 경선 출마 의사를 내비쳐 왔지만 당내 기반이 약하다 보니 20명의 추천인 모집조차 쉽지 않아 입후보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아베와 이시바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베 총리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이시바 전 간사장이 얼마나 많은 표를 확보할지도 관심사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소속 국회의원 표와 같은 수의 지방당원(대표) 표를 합산해 결과를 낸다. 올해 총재 선거는 지난해 총선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둔 덕분에 각각 405표를 더한 810표로 결정된다.

아베와 이시바는 오랜 라이벌이다. 2012년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는 지방당원 표 300표 중 165표를 획득해 87표에 그친 아베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시바는 국회의원 표와 합산한 결과에서도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은 넘지 못해 국회의원만 참여한 2차 투표에서 아베에게 패했다. 이시바 입장에서는 다 이기고 막판에 총재와 총리 자리를 놓친 셈이다. 3년 뒤 열린 2015년 총재 선거에서는 아베의 기세에 눌려 아예 출마 자체를 포기했고, 당시 아베는 단독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아베 부부와 관련된 사학재단 특혜 스캔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지지율이 떨어지자 이시바는 다시 한 번 기회를 노리게 됐다. 하지만 각종 문제에도 불구하고 아베에 대한 지지율은 견고한 편이다. 아베의 일방 독주에 대한 비판 여론은 높지만 대안이 없다는 분위기가 퍼져 있기 때문이다. 아베는 “자위대 존재를 평화헌법에 명문화하는 개헌을 완수하기 위해 총재 경선에 나서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최근 아베가 총재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사를 잇따라 내놓았다. 자민당 8개 파벌 가운데 아베가 소속된 최대 파벌 호소다 히로유키파(94명)를 비롯해 아소 다로파(59명), 기시다 후미오파(48명), 니카이 도시히로파(44명), 이시하라 노부테루파(12명)가 아베 지지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자민당 소속 의원 10명 중 7명 이상이 아베를 지지하는 상황이다. 2012년 선거에서 지방 표심을 잡지 못해 쓴맛을 볼 뻔했던 아베는 올해 일찌감치 지방 의원들을 만나고 다니는 등 표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이시바는 이번 선거에 패하더라도 최대한 지지율을 높여야만 ‘포스트 아베’ 자리를 굳힐 수 있다. 이를 위해 아베보다 당원표를 더 많이 받았던 2012년 선거의 재연을 기대하는 한편 ‘일본 정치의 아이돌’로 불리며 당원에게 영향력이 큰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