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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드루킹 첫 대질… ‘킹크랩 시연’ 진술 엇갈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9일 드루킹 댓글조사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2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김 지사와 대질 신문을 위해 드루킹 김동원씨가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는 모습. 권현구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9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다시 소환됐다.

특검팀은 이날 김 지사와의 대질 신문을 위해 구치소에 수감 중인 ‘드루킹’ 김동원(49·구속 기소)씨도 불렀다. 특검팀은 김 지사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주말부터 송인배 정무비서관 등 청와대 인사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8시30분쯤 서울 서초구 특검 건물 9층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김 지사와 김씨 간 대질 신문을 시작했다. 각자 변호인이 입회한 상태에서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지사가 2016년 11월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출판사에서 댓글 자동조작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본 적 있는지를 놓고 진술이 엇갈렸다. 당시 현장 CCTV 영상 등 물증이 남아 있지 않아 특검팀은 양측 진술 중 서로 다른 부분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9시25분 특검 사무실 앞에 등장한 김 지사는 지난 6일 첫 조사 때처럼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포토라인에 섰다. 김 지사는 “본질을 벗어난 수사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정치 특검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돼주시기를 마지막으로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에게 자문을 요청한 이유가 뭐냐’는 취재진 질문에 “국민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건 정치인으로서 당연한 의무”라고 답했다.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 제안 등에 대해서는 “제안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특검팀과 김 지사 측이 1차 소환조사에서 평행선을 달린 만큼 이날 조사에서 새로운 물증이 제시될지 주목됐다. 특검 관계자는 ‘유력한 증거가 없으니 대질 조사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증거의 유력 여부는 가치 판단 문제라 답하기 어렵다”며 “수사 결과로 말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김 지사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또 김씨를 김 지사에게 소개한 송 비서관을 11일 참고인으로 소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송 비서관은 2016년 김씨에게서 간담회 사례비 명목으로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청와대는 자체 조사로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특검팀은 여권 핵심과의 연루 의혹을 추가 조사로 규명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김씨에게서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받은 ‘아보카’ 도모 변호사와 면담한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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