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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사진=AP뉴시스


“미국 대통령은 가장 높은 희망, 이상, 가치의 보고다. 미국 대통령이 일반 국민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낮은 도덕성을 지니는 것은 위험하다. 미국 대통령의 자진 사퇴나 탄핵 여부는 가장 높은 도덕적 기준을 따라야 한다. 미국이 발전하기 위해선 대통령은 물러나야 한다.”

성추문 의혹과 러시아 스캔들에 시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글이 아니다. 이 글은 20여년 전 마이크 펜스(사진)부통령이 성추문으로 탄핵 위기에 휩싸였던 빌 클린턴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쓴 칼럼 중 일부다.

CNN방송은 6일(현지시간) 펜스 부통령이 1990년대 후반 인디애나주에서 방송 진행자와 정치 평론가로 활동할 때 썼던 칼럼 2편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은 칼럼에서 백악관 인턴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추문 사건 등으로 곤경에 빠졌던 클린턴 대통령의 자진 사퇴나 탄핵을 주장했다. 대통령에게 높은 도덕성과 진실성을 요구했던 펜스 부통령의 칼럼이 현재 상황에서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클린턴에 대한 두 가지 생각’과 ‘클린턴이 하야하거나 탄핵돼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두 칼럼은 펜스 부통령이 활동했던 인디애나주 지역신문들에 실렸다. 펜스 부통령이 당시 유명 인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 칼럼은 전국적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후 인디애나 주지사를 지내면서 정계 거물로 부상했다.

펜스 부통령은 칼럼에서 “평범한 사람들도 나쁜 도덕적 습관에 빠지면 가족과 친구, 동료에게 해를 끼친다. 미국 대통령은 지구를 불태울 수도 있는 권한이 있어 도덕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NN은 펜스 부통령의 칼럼 내용이 성인잡지 모델 등 여러 여성과 성추문을 일으켰던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해당된다고 비꼬았다.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이 르윈스키 사건에서 거짓말을 했던 것처럼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도 진실성을 의심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펜스 부통령은 칼럼들에 대한 입장을 묻는 CNN의 질문에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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