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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이어 폭우 ‘폭탄’ 맞은 강릉

6일 강원도 강릉에 시간당 최고 93㎜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 곳곳과 KTX 강릉역 1층 대합실 등 건물 상당수가 침수됐다. 이날 오전 강릉시 포남동 주택가 인근 도로에 물이 차오르면서 승용차가 주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릉시 제공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6일 강릉에 시간당 최고 93㎜의 폭우가 쏟아졌다. 강원 영동지역에는 호우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비 피해가 속출한 반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선 가마솥더위가 이어졌다.

서울 일부를 비롯한 내륙 지역 곳곳에도 소나기가 내렸지만 폭염을 식히기엔 역부족이었다.

강원도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속초 275.5㎜, 양양 강현 236.5㎜, 고성 현내 182.0㎜, 강릉 180㎜ 등이다. 이날 영동 6개 시·군에 접수된 침수 피해는 총 132건으로 집계됐다. 주택과 상가 침수가 118건이고, 차량과 도로 침수가 14건이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강릉은 새벽과 오전 한 때 시간당 93㎜의 폭우가 내렸다. 이는 2002년 8월 31일 태풍 루사 당시의 시간당 100.5㎜에 이은 강릉지역 역대 2위 강우량이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KTX 강릉역 1층 대합실이 발목 정도 깊이까지 물에 잠겼고, 경포해수욕장 인근 도로 등 곳곳이 물에 잠겨 시민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속초시에서도 아파트 담이 무너지거나 하수도가 범람하는 등 피해가 잇달았다. 고성군 토성면 신평리 잼버리수련장에서 열린 국제패트롤 잼버리대회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은 많은 비가 쏟아지자 야영지 텐트에서 수련장 내 체육관으로 이동했다. 설악산국립공원 전 탐방로는 통제됐다.

이날 영동지역에 쏟아진 최고 282㎜의 폭우는 기상청도 예측하지 못했을 정도로 기습적이었다. 고온 건조한 서풍과 습기를 머금은 동풍의 충돌로 만들어진 강한 비구름이 백두대간을 넘지 못한 채 영동지역에 머물면서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냈다는 게 기상청의 사후 설명이다.

오전 한때 비가 그치자 공교롭게 화재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10시37분쯤 강릉시 임당동의 한 주차타워에서 불이 나 시민 200여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영동지역과 내륙 곳곳에서 적지 않은 비가 내렸으나 전문가들은 폭염이 ‘최악’을 넘겼을 뿐 한동안 여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입추인 7일에도 경기·전라 내륙과 충북, 강원 영서, 경상 서부, 제주도 산지에 5∼50㎜ 비가 내리겠으나 대부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소나기가 그치면 대부분 지역 기온이 금세 다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말복인 오는 16일까지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며 다음 달 초까지 평균기온이 전년과 비슷하거나 높겠다고 예상했다.

폭염을 꺾을 만한 다른 변수도 아직까지는 관찰되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일본 도쿄 남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13호 태풍 ‘산산’은 현재 중형 태풍으로 발달해 일본 열도로 이동하고 있다. 기상청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거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성헌 조효석 기자

강릉=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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