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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유럽서 유사 사고 BMW, 리콜 늑장 부렸나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회장이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잇따라 발생한 차량 화재 사고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잇따른 차량 화재사고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불매운동이 벌어질 조짐마저 보이자 BMW코리아가 독일 본사와 함께 대국민 사과를 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 탓에 소비자들의 불만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감독 당국인 국토교통부는 BMW가 차량 화재와 관련해 ‘늑장 리콜’을 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과징금을 매기는 등의 처벌을 할 방침을 밝혔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고 당사자인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회견에 동석한 요한 에벤비클러 BMW그룹 품질관리부문 수석부사장은 “차량 화재는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의 냉각장치인 EGR 쿨러 이상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엔진에서 배기가스가 나올 때 온도는 최대 섭씨 830도인데 이를 냉각시키는 EGR 쿨러에서 냉각수가 샐 경우 EGR 파이프에 침전물이 쌓여 화재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차량 화재사고가 국내에서만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게 본사의 입장이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에는 유럽 및 글로벌 시장(미국 제외)에 출고된 제품에 적용된 것과 같은 EGR 모듈이 장착돼 있다. 에벤비클러 부사장은 “세계적으로 집계되고 있는 BMW 디젤 엔진의 결함률과 한국에서 나타나는 비율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BMW와 국토부는 리콜 시점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맞서고 있다. 국토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BMW는 2016년 유럽에서 비슷한 엔진 화재사고가 발생해 원인 규명을 위한 실험을 해왔는데 이제야 결론이 났다고 설명하고 있다”며 늑장 리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BMW 측은 “당시 처음으로 EGR 모듈의 흡기다기관 쪽에 작은 천공이 생기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화재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 시작한 게 지난 6월이었기 때문에 지난달 리콜 조치가 취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BMW의 긴급 안전진단도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안전진단 결과 이상 소견이 없었던 차량에도 4일 화재가 발생한 것에 대해 BMW코리아는 “직원이 제대로 검사하지 못했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내놨다.

국토부는 “BMW가 현재까지 진행한 안전진단을 마친 차량 중 10%가 문제 차량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EGR 모듈의 부품 결함 외에 다른 원인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BMW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회견에선 불안한 차량 소유자 등 소비자에 대한 보상과 피해 구제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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