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땀 많이 나는 부위에 돋은 마마꽃 ‘땀띠’



‘땀띠’는 땀으로 피부가 자극돼 생기는 발진(發疹)입니다. 불그스름한 작은 종기가 주로 살이 겹치는 부위에 오밀조밀 돋지요. 가렵고 따갑기도 합니다.

‘땀’은 높아진 체온을 낮추기 위한 기제로 분비되는 찝찔한 액체이면서 노력이나 수고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땀은 한자로 汗(한)인데, 액체로서의 땀은 汗蒸幕(한증막) 등에 들었고 노력으로서의 땀은 불한당(不汗黨) 같은 데 들었습니다. 도둑놈들같이 노력하지 않고(不汗) 먹고사는 무리(黨)가 불한당.

‘띠’는 ‘마마꽃’을 이르던 옛말 ‘되야기’가 변한 것입니다. 그 무섭다는 ‘호환마마’를 아시나요. 호환(虎患)은 호랑이에게 물려 죽거나 해서 입는 재앙이고, 마마는 천연두입니다. 사람을 잡아먹기도 했다는 호랑이는 말할 것도 없겠고, 천연두는 걸리면 죽는 수밖에 없을 만큼 예전에는 무서운 돌림병이었지요. 천연두인 마마에 걸리면 울긋불긋 돋는 발진이 작은 꽃처럼 생겨서 ‘마마꽃’이라 했습니다. 따라서 땀띠는 땀이 많이 나는 곳에 돋는 되야기(마마꽃)라는 뜻이지요. ‘땀되야기’가 ‘땀되’로, ‘땀띠’로 변한 것입니다.

삼복염천(三伏炎天). 삼복에 천지가 이글이글 타는데 불가마가 따로 없습니다. 미래를 못 보는, 아니 안 보려는 인간이 자연을 함부로 대한 죗값이라 해도 할 말이 없겠습니다. 이 더위를 고단하게 넘어야 하는 이웃이 없나 살피고, 짜증도 나는 날들인데 마음에 땀띠가 나지 않도록 서로 배려하며 살아야 합니다.

서완식 어문팀장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