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 ‘빗장’ 어떻게 채우나 ‘3+1’ 자물쇠



축구에서 수비만 잘해서 경기에 이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수비를 못하면 큰 대회 우승이 어렵다. 월드컵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대회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하지 않으려면 수비 안정은 필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김학범호’가 순항하기 위해서도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가야 한다.

실제 수비 전술은 김학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을 괴롭혀온 고민이었다. 그는 지난달 “고민이 많다. 스리백과 포백을 다 써보며 여러 방안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축구대표팀 기자회견에서 나온 고민의 결과는 3-5-2 포메이션의 스리백 전술이었다. 김 감독이 자신 있어 했던 포백을 버린 것은 풀백(측면 수비수) 자원 부족 때문이다. 올해 초부터 K리그 1부리그는 물론 2부리그와 대학 축구팀까지 훑었지만 마땅한 카드를 확보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전술 균형과 선수의 특징을 고려해 스리백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학범호 스리백의 핵심은 ‘괴물 수비수’ 김민재(전북 현대)다. 김민재는 2017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데뷔 시즌에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며 시즌 베스트11에 선정됐고, 성인 대표팀에서도 기량을 입증했다. 189㎝의 큰 키로 제공권을 장악할 뿐만 아니라 발기술과 패스가 좋아 빌드업 능력도 뛰어나다. 위치 선정과 몸싸움에 능한 파이터 스타일이라 상대에 공간도 쉽게 내주지 않는다.

다만 오른쪽 종아리뼈 부상 후유증을 얼마나 털어낼지가 관건이다. 김민재는 이 부상으로 월드컵 대표팀에서 낙마한 후 지난 18일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77일 만에 복귀했지만 몸 상태가 완벽하진 않다.

FC 서울의 주전 황현수도 수비 기대주다. 탄력과 스피드가 장점이며 일대일 대인방어도 안정적이다. 조유민(수원 FC)은 중앙 미드필더와 수비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어 전술적으로 유용하다. 와일드 카드인 골키퍼 조현우(대구 FC)의 책임도 막중하다. 골문 앞에서 젊은 수비진을 리드하고 상대 득점을 막아야 한다. 김 감독도 “수비진이 불안하기 때문에 조현우를 선발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표팀은 공격적 스리백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보다 약체인 상대가 라인을 깊게 내릴 경우, 수비가 앞으로 전진해 적극적으로 볼 배급과 전진패스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한국의 전력이 강한 만큼 수비에 중점을 둔 고정된 스리백은 아닐 것”이라며 “변칙적인 전술을 여럿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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