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AG 최다 우승국?… 방심하다간 '큰코'

 


손흥민·조현우 등 스타급 합류, 최강 평가에도 현실 만만찮아…
일정 바뀌고 공격수 합류 늦어… 원정에 약한 징크스 극복 최대 과제
이란·우즈벡 등 경쟁국 일취월장, 고온다습 인도네시아 날씨도 변수



우여곡절 끝에 25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 편성이 확정되면서 김학범호도 본격적인 출항 준비에 나섰다. 손흥민, 조현우 등이 합류하며 역대 최강의 스쿼드로 꾸려졌다는 평을 듣는 대표팀이지만 아시안게임은 결코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다. 더욱이 이번에 주최측의 어설픈 일처리로 조별리그 한 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데다 원정 아시안게임 징크스와 해외파 선수들의 컨디션 문제 등이 의외로 대표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아시안게임 원정에서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총 4차례 우승하며 이란과 함께 최다 우승국의 영예를 안고 있다. 하지만 1986 서울, 2014 인천 등 한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을 제외하면 대표팀 우승은 무려 40년 전인 1978 방콕아시안게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북한과 결승전에서 비기며 공동 우승을 기록했다. 1970 방콕아시안게임에서도 최종 결과는 미얀마(당시 버마)와의 공동우승이었다. 사실상 제도가 바뀐 뒤 원정에서 단독우승을 기록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 같은 과거 사례를 보면 상대국보다 앞선 선수 면면 등을 내세우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확신하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멤버가 다수 출전했던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서도 동메달에 그쳤다. 방심은 절대 금물일 수밖에 없다.

경기 일정이 갑작스럽게 변경된 점과 핵심 공격수들이 대표팀에 늦게 합류하는 점도 변수다. 지난 5일 첫 조 추첨 때 빠졌던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날 한국 등이 포함된 E조에 들어오면서 한 경기가 더 늘어나게 됐다. 여기에다 첫 경기도 당초 8월 14일에서 12일 전후로 당겨지게 돼 대표팀 컨디션 조절에 비상이 걸렸다.

와일드카드로 뽑힌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은 8월 11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시즌 개막전을 뛰고 난 뒤 인도네시아로 날아와 대표팀에 합류한다.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1차전은 뛸 수 없고 2차전 때도 정상적인 몸상태를 유지할지 미지수다.

이탈리아 세리에A 헬라스 베로나의 이승우와 오스트리아 레드불 잘츠부르크의 황희찬은 1차전 전에 팀에 합류는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경기를 치르면서 다른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야할 상황이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면서 휴식 기간이 짧아 제 컨디션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경쟁자들도 만만치 않다. 월드컵에서 자신만의 수비 축구를 확실히 보여준 이란은 아시아무대에서는 전통의 강자다. 2018 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한 우즈베키스탄도 다크호스다.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도 AFC U-23 대회 준우승을 경험했고 꾸준하게 선수들이 손발을 맞추며 조직력을 강화했다.

인도네시아의 숨 막히는 날씨도 변수다. 자카르타의 8월은 30도 초중반을 웃돈다. 습도도 높아 선수들이 쉽게 지친다. 선수단 체력·컨디션 관리가 승부의 관건이 될 수 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