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장난’은 난리를 일으키는 작란(作亂)에서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

사람이 생각 없이 하는 행동에 아무 상관없는 측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함부로 장난을 하면 안 된다는 경구이겠지요.

‘장난’은 ‘장난을 치다’ ‘장난이 심하다’처럼 주로 어린아이들이 재미로 하는 짓 정도로 인식되는데, 장난은 이런 뜻 말고도 짓궂게 다른 사람을 놀리는 못된 일을 하는 것(장난 전화는 범죄행위로 처벌을 받는다), 실답지 않게 어떤 일을 하거나 심심풀이 삼아 하는 것(학창 시절 장난으로 한번 써본 소설이다), 떳떳하지 못한 목적으로 은밀히 일을 조작하는 것(강남 큰손들의 장난으로 부동산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 등의 의미로 쓰입니다.

‘장난’은 위 쓰임에 비춰보면 의외로 태생이 어마어마합니다. ‘작란(作亂)’ 소생이거든요. 난을 짓는, 즉 난리(亂離, 전쟁이나 폭동·재해 등으로 세상이 몹시 어지럽고 무질서하게 된 상태)를 일으킨다는 뜻의 작란이 발음 나는 대로 변해 지금의 의미로 쓰이는 것이지요. 作亂의 원뜻에서 알 수 있듯 장난은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 놈은 엄벌해야’처럼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다 아이들이 노는 것, 심심풀이로 하는 것 등으로까지 그 쓰임이 넓어진 것입니다.

군 기밀 분야를 책임지는 군인들이 해서는 안 될 계엄 관련 계획을 세우고 그랬다는데…. 조사 결과 만약 作亂에 해당하는 행위였다면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입니다. 作亂은 장난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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