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미아!2’ 그저 좋아라, 아바 음악 그리고 엄마사랑 [리뷰]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2’의 한 장면. 지난 20일 북미 등 해외에서 공개된 이 영화는 폭발적인 흥행세로 개봉 3일 만에 제작비 7500만 달러(약 850억원) 전액을 회수했다. UPI코리아 제공




햇살을 품고 반짝이는 지중해의 에메랄드빛 바다. 그 옆에 펼쳐지는 그리스 칼로카이리 섬의 황홀한 풍광. 그 위로 경쾌하게 흐르는 이 노래. ‘오, 맘마미아! 히어 아이 고 어게인. 마이 마이, 하우 캔 아이 리지스트 유(Oh, Mamma mia. Here I go again. My my, how can I resist you)∼.’

꼬박 10년 만이다. 전 세계를 들썩이게 했던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2008)가 속편으로 돌아왔다. 그 시절 설렘이 다시금 샘솟는 듯하다. 이런 흥겨움이라면 오랜 기다림도 아쉽지 않다. 러닝타임 114분을 촘촘히 채우는 스웨덴 그룹 아바(ABBA)의 명곡들은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감동을 안겨준다.

전편에서 결혼을 앞둔 딸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진짜 아빠를 찾기 위해 엄마 도나(메릴 스트리프)의 전 연인 세 사람을 섬으로 초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면, ‘맘마미아!2’에서는 도나가 세상을 떠난 뒤 소피가 엄마의 젊은 시절을 추억하며 호텔 재개장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다.

젊은 도나(릴리 제임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40년 전 회상 장면들이 현재와 수시로 교차된다. 전편의 시퀄(원작 이후의 이야기)과 프리퀄(원작 이전의 이야기)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다. 내용 전개상 이런 구성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었겠으나 관객의 입장에선 어수선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장면과 장면 사이의 헐거운 이음새는 적재적소에 배치된 아바의 음악들이 메워준다. ‘맘마미아’ ‘댄싱 퀸’ ‘워털루’ 같은 유명곡뿐 아니라 ‘땡큐 포 더 뮤직’ ‘웬 아이 키스 더 티처’ ‘마이 러브, 마이 라이프’ 등 숨은 명곡들이 몽글몽글한 복고 감성을 자극한다.

반가운 배우들의 재회만으로도 이 속편의 가치는 충분하다. 도나의 영원한 친구들 타냐(크리스틴 바란스키) 로지(줄리 월터스), 소피의 사랑스러운 세 아빠 샘(피어스 브로스넌) 해리(콜린 퍼스) 빌(스텔란 스카스가드). 세월의 흐름이 묻어나는 그들의 얼굴에서 왠지 모를 뭉클함이 전해진다. 메릴 스트리프의 분량은 극히 적지만, 엔딩신에서의 존재감이 짙다.

이 영화를 더 특별하게 만드는 건 ‘여성 파워’다.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가는 여성들의 긍정 에너지에 덩달아 흥이 오른다. 친구들 간의 우정, 엄마와 딸의 사랑에선 끈끈한 연대의식이 느껴진다. 누구와도 좋겠지만, 엄마 손을 꼭 붙잡고 보면 가장 좋을 영화다. 다음 달 8일 개봉. 12세가.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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