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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가 틀려먹었다”… 김정은, 경제일꾼 호된 질책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7일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함경북도 경제현장 시찰 장면. 나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 9월1일 기계공장을 찾은 김 위원장이 현지 간부들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고 있다.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일대 경제현장을 시찰하면서 “말이 안 나온다. 태도가 틀려먹었다”며 내각과 당의 경제 부문 책임자들에게 분노를 쏟아냈다. 정권 수립 기념일인 9·9절을 앞두고 경제성과 창출을 다그치는 대내용 메시지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 위원장이 함북 어랑천발전소 건설현장과 810군부대 산하 낙산 바다연어 양어사업소, 석막 대서양연어종어장, 청진조선소, 염분진호텔 건설현장 등을 시찰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달 초부터 신의주와 삼지연군을 거쳐 함북 지역까지 북·중 접경지역 경제현장을 샅샅이 돌며 연일 호된 질책을 쏟아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어랑천발전소 건설현장에서 격노했는데, 댐 건설이 시작된 지 17년이 지났음에도 진행률이 70% 정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내각 ‘책임일꾼’들이 최근 몇 년 동안 댐 건설현장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고 “벼르고 벼르다 오늘 직접 나와 봤는데 말이 안 나온다. 문서장만 들고 만지작거렸지 실제적이며 전격적인 경제조직사업 대책을 세운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당 중앙위원회는 내각과 성, 중앙기관들의 사상관점과 소방대식 일본새(눈앞의 불만 끄려는 식으로 일하는 태도), 주인답지 못하고 무책임하며 무능력한 사업태도와 만성적인 형식주의, 요령주의에 대해 엄한 시선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청진 가방공장에서는 “생산기지를 너절하게 꾸려 놨다”며 “당의 방침을 접수하고 집행하는 태도가 매우 틀려먹었다”고 질책했다.

이번 시찰은 기습점검으로 보인다. 황병서 조용원 오일정 김용수 등 당 중앙위 간부들이 시찰에 동행했다.

김 위원장이 내각 책임일꾼을 강하게 비판한 점을 미뤄 박봉주 내각 총리와 동정호 부총리 등 장관급 이상에 대한 문책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앞서 신의주 화학섬유공장과 방직공장 시찰 때도 “이런 일꾼들은 처음 본다”고 현장 간부들을 질타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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