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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린폴리시 “한국의 다문화 캠페인은 이민정책 성공사례”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한국의 다문화캠페인을 성공적인 이민정책 사례로 꼽았다. 모든 선진국들이 당면한 고령화 문제와 반 이민 정서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한 나라로 한국을 지목한 것이다.

FP는 16일(현지시간) ‘한국인들, 타인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다’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일제침략 이후 단일민족을 강조하던 한국이 2005년 이후 정부 정책과 언론 캠페인에 힘입어 이민자들을 포용하는 성숙한 사회로 거듭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FP는 특히 다문화를 수용하는 한국의 변화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고 진단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학교 교과서와 정부 정책, 국가 이미지는 한국인 혈통의 순수성과 통합을 내세웠다. 그러나 한 세대가 지나기도 전에 많은 한국인들이 다문화를 지지하는 인식의 전환을 보였다.

한국이 다문화를 품는 사회로 달라진 것은 2005년 한국 여성 1인당 출산율이 1.08명으로 급락하고, 농촌 총각들이 중국, 베트남 등 외국인 여성들을 배우자로 맞아들이는 현상이 급증한 것이 계기였다. 그러나 다문화 아이들에 대한 왕따, 외국인과 혼혈아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공공연히 이뤄지는 등 다문화의 어두운 그늘도 깊어졌다. 이를 방치할 경우 한국에서 언젠가 인종 폭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됐다.

한국 정부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하고 관련 기구를 대통령직속위원회로 격상했다. 노무현정부에서 시작된 다문화 정책은 이명박정부로 이어졌으며 정부 예산은 2009년 9690만 달러(1090억원)에서 2012년 1억9750만 달러(2222억원)로 3년 만에 배로 뛰었다.

한국 언론도 열정적으로 다문화 주제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2005∼2006년에 쏟아진 관련 기사가 전년도에 비해 3배로 늘어났다.

정부와 언론캠페인에 힘입어 다문화를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인식은 크게 달라졌다. 2010년 조사 당시 한국인의 60% 이상이 다문화 사회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가 나이지리아 출신인 한현민(17)이 모델로 맹활약하고, 캐나다 출신 아버지를 둔 가수 전소미(17)가 아이돌로 인기를 누리는 것은 한국이 다문화에 너그러운 사회로 급격히 달라진 증거라고 FP는 보도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는 2006년 53만6627명에서 2016년 200만 명 이상으로 10년 만에 4배 이상 급증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2020년 신생아 3명 중 한 명은 한국인과 다른 아시아인 사이에서 태어나는 다문화 아이가 될 것이라고 FP는 전망했다.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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