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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구원투수에… ‘盧의 남자’ 김병준 등판



자유한국당이 당 쇄신을 주도할 혁신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김병준(64·사진) 국민대 명예교수를 내정했다. 한국당은 17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김 비대위원장 인선안을 의결한다.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은 16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주 동안 비대위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와 의원총회 논의를 바탕으로 김 명예교수를 비대위원장 내정자로 모시게 됐다”고 밝혔다. 김 권한대행은 “지난 한 달간 우리 당이 겪었던 심각한 내홍과 진통은 모두 당이 새로 거듭나기 위한 산고의 과정”이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투철한 현실 인식과 치열한 자기 혁신인 만큼 김 위원장이 비대위를 이끌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명예교수와 전화통화를 했고 (그가) 아무런 요구조건 없이 흔쾌히 수락해줬다”고 밝혔다.

김 명예교수는 ‘원조 친노무현계’ 인사로 꼽힌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지방분권 철학을 공유하며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역임해 ‘참여정부의 브레인’으로 불렸다. 문재인 대통령과도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현재 정치권 인사 중 문 대통령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김 명예교수”라고 말했다.

노무현정부 이후에는 현 여권과 거리를 둬 왔고 2016년 11월 박근혜정부에서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기도 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의 가결로 내정 37일 만에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김 명예교수는 이후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출마를 고사했다.

그는 일찍부터 한국당 비대위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비대위 출범 준비 과정에서 김 명예교수뿐 아니라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과 이국종 아주대 교수 등 다양한 인사들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거론되면서 비대위원장 인선이 희화화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내에서는 “결국 돌고 돌아 김 명예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할 거면서 지도부가 불필요한 잡음만 일으켰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김 명예교수가 넘어야 할 첫 관문은 17일 전국위 의결이다. 김 권한대행은 “내정을 최종 확정하는 데 의원들의 총의를 충분히 반영했다”며 전국위 의결을 자신했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계 등 일각에서 김 권한대행의 퇴진을 요구하며 비대위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전국위에서 반대표를 던지거나 전국위를 저지하기 위한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명예교수가 전국위 의결을 거쳐 비대위원장에 취임하더라도 난관은 많다. 계파 갈등이 극심한 상황에서 당내 기반이 약한 김 명예교수가 혁신을 강력하게 밀어붙일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한국당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적 쇄신이지만 다음 총선이 1년9개월이나 남은 상황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며 “쇄신 대상 리스트를 구체화하는 작업이라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선 이형민 심우삼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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