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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몰려있는 자영업, 매출 대신 한숨만 수북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2700만명이다. 이 가운데 4분의 1가량인 689만명은 비임금근로자, 즉 넓은 의미에서 자영업자들이다.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572만명)와 무급가족종사자(117만명)로 구성된다. 무급가족종사자(18시간 이상 가족이 경영하는 사업체에서 무보수로 일하는 사람)도 자영업자로 볼 수 있다. 한국의 자영업자들은 ‘과당경쟁’ ‘최저임금’ ‘경기침체’라는 삼각파도 앞에 위태롭게 서 있다.

자영업자의 팍팍한 삶은 통계청이 내놓은 비임금근로자 부가조사 결과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자영업자 10명 중 8명(82.9%)은 고용원이 없는 ‘나 홀로 사장’이었다. 2년 전 조사와 비교해 음식·숙박업(5만1000명),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3만9000명) 등에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었다.

최근 2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의 최초 사업자금 규모는 500만∼2000만원 미만(22.0%)이 가장 많았다. 2000만∼5000만원 미만은 21.1%, 5000만∼1억원 미만은 16.6%였다. 1억원에 못 미치는 돈으로 식당, 치킨집 등을 창업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전체의 60%에 육박하는 셈이다.

비임금근로자 가운데 40대와 50대의 비중은 55.0%에 이른다. 이들은 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일자리를 잃은 이후 자신의 전문성을 살리지 못한 채 생활형 창업에 뛰어든다. 규모가 영세하고 경쟁이 치열해 소득은 신통찮다. 자영업자 소득을 가늠할 수 있는 근로자 외 가구(자영업자+무직자)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올해 1분기 187만원에 그쳤다.

앞으로 갈 길도 막막하다. 당장 내년 최저임금이 다시 두 자릿수로 올랐다. 내수 침체는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 집 걸러 하나꼴인 편의점, 치킨집에서 보듯 과밀화, 과당경쟁이 해소되지 않는 한 수익 개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중소기업연구원의 소상공인 과밀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에서 숙박·음식업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중 평균 소득이 근로자 평균 임금에 못 미치는 비중은 68%나 됐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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