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결승 vs 윔블던 테니스 결승… 시간대 겹쳐 묘한 자존심 싸움



영국에서 탄생한 축구와 테니스가 각각을 대표하는 대회의 하이라이트를 앞두고 묘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AFP통신은 10일(한국시간) 윔블던 테니스 대회를 주최하는 올 잉글랜드클럽의 리처드 루이스 회장이 남자단식 결승이 기존대로 열리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남자단식 결승시간(15일 오후 10시)과 월드컵 결승시간(16일 0시)이 충돌하면서 남자단식 결승 시간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하지만 윔블던 센터 코트에서 결승전을 보는 1만5000여 관중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월드컵 대회 결승을 시청하는 것까지 막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잉글랜드와 스웨덴의 월드컵 8강을 앞두고 ‘월드컵 시청 시 퇴장당할 수 있다’고 한 것에 비하면 한발 물러선 것으로 불 수 있다. 루이스 회장은 “관중들이 이어폰을 끼는 등 테니스를 보는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괜찮다”고 말했다.

월드컵이 윔블던으로 향하는 시선을 분산시킬 것이라는 우려에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사진)는 여유를 보였다. 지난대회 윔블던 우승자인 페더러는 이날 8강 진출을 확정한 후 “윔블던 결승이 (월드컵 결승이 열리는 시간에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월드컵 결승에 문제가 생길지 더 걱정된다”고 밝혔다. 남자단식 결승은 보통 2시간을 넘겨서야 승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2시간 늦게 시작하는 월드컵 결승이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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