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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무역전쟁’ 직격탄 맞은 中 샤오미·화웨이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기면서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IT(정보기술) 기업의 미래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기업이 ‘IT 굴기’를 완성하기 위해선 미국 시장 공략이 필요한데 미국이 자국 시장에 빗장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샤오미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샤오미의 기업 가치는 불과 6개월 사이에 반 토막이 났다. 상장을 추진하던 샤오미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1000억∼1500억 달러(111조∼166조원)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기업가치는 540억 달러로 반 토막 났다. 주식 공모가도 주당 17∼22달러 중 가장 낮은 17달러로 결정됐다.

9일 처음 홍콩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샤오미 주식은 장중 한때 5.9%까지 하락했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금융 시장은 유동적인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위대한 기업은 도전에 나서고 스스로를 드러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샤오미의 스마트폰 사업 수익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샤오미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 제품 중심이라 이익률이 높지 않다. 물량 확대를 통한 성장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중국을 벗어나 인도시장 진출에 성공했지만 미국 시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샤오미는 상장 이후 2018년 말이나 2019년 초 미국 시장에 진출을 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현재로선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IT 기업의 진출을 막고 있다. 지난달 미국 의회는 구글에 서한을 보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화웨이와 제휴 관계를 재고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베스트바이 등 미국 유통업체들은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했다. 켄 후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미국 유럽 유엔 등이 정한 모든 법과 규정을 따르고 있다”고 항변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이란과 북한에 대한 제재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에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 중단 조치를 취했다. 이후 미국은 CEO 교체 등을 조건으로 제재를 완화했다. 장전후이 ZTE 부회장은 회사를 떠나면서 “깊은 굴욕을 느낀다”며 미국의 조치가 ‘백색테러’라고 규정했다. 미국은 차이나 모바일의 미국 시장 진출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의 중국 기업 때리기는 국가 안보라는 명분에서 진행되지만 사실상 장기간 무역적자에 따른 경제적 이유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화웨이와 샤오미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 4위에 올라있다. 화웨이는 무선통신 장비 부문에서 1위, ZTE는 4위를 달리는 글로벌 업체다.

1996년 체결된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르면 반도체, 스마트폰 등은 무관세 대상이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협정을 어기면서 관세를 부과하기엔 부담스러울 것”이라면서도 “IT 패권을 중국에 넘겨주지 않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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