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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누가 얻고 나머지가 잃는 제로섬 게임 아니다”

아르헨티나 무역대표부의 후안 카를로스 할락 대표가 지난 3일 국민일보 기자를 만나 세계적인 무역전쟁에 대해 “다른 사람이 얻고 나머지는 잃게 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를 향해선 “냉정함을 유지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미·중 이어 러시아·유럽까지 통상전쟁에 참전 선언했지만
한국, 쿨하게 냉정함 유지 필요”
“미-중 무역전쟁 대응하려면 WTO 규정 내에서 조치 취해야”


“쿨(cool)하게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

아르헨티나 무역대표부의 후안 카를로스 할락 대표는 6일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뒤 한국 정부의 대응전략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할락 대표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무역구제 서울국제포럼에 참석해 보호무역주의로 시끄러운 전 세계 통상 현황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후 미·중이 6일 680억 달러(약 76조원) 규모의 양국 교역품에 25%의 고율 관세 부과를 단행한 직후 이메일을 통해 추가 인터뷰를 했다.

할락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뒤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교수를 지냈다. 이후 조국의 부름을 받아 아르헨티나 무역대표부 대표를 맡고 있다. 무역포럼에서 기조연설을 맡았던 알란 디어도프 미시간대 교수 등과 함께 세계적인 통상 관련 학자로 꼽힌다.

그는 미국의 보호무역으로 세계 무역 시스템이 두 가지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할락 대표는 “우선 미국의 무역 대책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간 무역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무역전쟁은 다른 사람이 얻고 나머지는 잃게 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할락 대표가 두 번째 위험으로 꼽은 건 세계 무역 체제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의해 설정된 합의된 규칙을 더 이상 준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오랜 시간에 걸쳐 국가들이 합의해 규칙을 설정한 만큼 첫 번째 위험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더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들에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에 대응할 방법으로 WTO 역할을 강조했다. 할락 대표는 “모든 국가에 효과적인 특정 전략을 얘기할 수는 없지만 보복 조치나 보호 조치가 부과되면 이에 준하는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전에 WTO 규정의 틀 내에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6일 미·중 양국에 이어 러시아, 유럽까지 가세하며 통상전쟁이 확전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전략을 짜야 할지 물었다. 그는 “쿨(cool)함을 유지하고 냉철하게 현상을 판단해야 하는 것은 물론 다른 나라의 보복관세 조치로 인한 잠재적 상해로부터 이익을 보호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반도체 등 중간재가 희생을 강요당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특정 산업에 치우친 정책을 써서 다른 산업의 경쟁력까지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정부가 균형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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