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측 약점 메워주면 시상대 맨 위에 설 수도”

5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대회에서 홍팀(북한) 노숙영(가운데)이 청팀인 남한 선수들 사이를 뚫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여자농구 단일팀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했으나 전패를 당한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4일과 5일 양일간 진행된 4차 남북통일농구대회를 통해 손발을 맞춰본 여자농구에서는 시너지 가능성이 있다는 평이 나온다.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직전 대회인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한국여자농구의 대들보 박지수(198㎝·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시즌과 아시안게임 일정이 겹쳐 출장이 불투명한 상태다. 국내 최고의 가드로 손꼽히는 박혜진(178㎝)도 부상으로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우리 선수들의 공백을 메워 올림픽 시상대의 가장 높은 단상에 오르는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이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북한의 노숙영(181㎝)이다. 센터로는 작은 키임에도 불구하고 로숙영은 정확한 슈팅과 리바운드 능력을 지녔다.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 평균 20.2점을 넣어 득점 1위를 차지, 농구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노숙영은 5일 남북통일농구대회에서도 32점을 기록,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했다. 이정옥과 장미경도 이번 대회에서 좋은 득점력을 과시해 눈여겨 볼 인재로 꼽혔다. 미래를 기대할 만한 자원도 있다. 올해 15세인 박진아(205㎝)가 그 주인공이다. 아직 어린 나이로 성인들과의 대결에서 제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엄청난 신장으로 인해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남북 단일팀 구성 편의를 위해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 제출 시한을 지난달 30일에서 오는 10일로 연장해줬다. 덕분에 이번 통일농구대회에서 실제로 양팀 선수들이 함께 뛰며 서로를 파악할 시간을 갖게 됐다. 이문규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은 5일 경기를 마친 뒤 “눈 여겨 본 북한 선수가 몇 명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4일간 이 감독의 결정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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