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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기내식 대란’ 장기화 조짐… 미주도착 지연 사태도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에 기내식이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않아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기내식 대란’은 사흘째 계속됐다. 이에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공식 사과했지만 서비스가 언제 정상화될지는 미지수다.

기내식 공급 차질 사태는 미주 노선의 인청공항 출발시간 엄수에도 영향을 미쳐 미주공항 도착이 늦어지는 사태를 빚고 있다.

김 사장은 3일(한국시간) 회사 홈페이지에 ‘고객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 과정에서 기내식 서비스에 차질이 생겨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국제선 2편이 기내식 문제로 1시간 이상 출발이 지연됐다. 21편은 기내식 없는 ‘노 밀(No Meal)’ 상태로 출발했다. ‘노 밀’ 운항은 지난 1일 36편, 2일 28편에 달했다.

중국에 머물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이날 오후 1시쯤 골프 행사 참석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기내식 대란 첫날이었던 지난 1일 박 회장 출국 당시 비행기에는 기내식이 실리고 출발 지연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내식 대란 원인이 새 기내식 공급업체 공장에 화재가 나면서 임시로 소규모 업체와 계약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고객 불편은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2003년부터 기내식을 공급하던 LSG스카이셰프코리아와의 계약을 지난 6월 30일로 종료하고 게이트고메코리아를 새 업체로 선정됐다. 게이트고메코리아는 1일부터 기내식을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3월 인천공항에 짓고 있던 공장에 불이 나면서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기존 업체인 LSG스카이셰프코리아와 단기 공급 계약을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재계약 추진 과정에서 양측의 신뢰가 깨진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2016년부터 아시아나항공이 재계약 조건으로 지주사인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에 대한 투자를 요구했다고 주장한다.

이 회사는 “아시아나항공이 재계약 과정에서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입을 요구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 등에 기내식을 공급하던 샤프도앤코와 3개월간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샤프도앤코의 기내식 생산량이 아시아나항공의 수요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샤프도앤코의 하루 기내식 생산량은 3000식 정도인데 아시아나항공의 여름 성수기 기내식 수요는 3만식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2일에는 샤프도앤코의 협력업체 대표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며칠간 밤낮없이 기내식 납품 준비에 매달리면서 심리적 압박이 컸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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