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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이대론 안 된다] <하> 뼈를 깎는 변화 필요... 시스템부터 고쳐라

한국 축구 대표팀의 신태용 감독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로모노소프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굳은 표정으로 훈련을 소화 중인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AP


“독일전 승리에 도취해선 안된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을 꺾는 쾌거를 달성하긴 했지만 그것이 한국 축구의 문제점을 가려서는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월드컵 조별리그서 처음 한두 경기 부진한 뒤에 마지막에 정신력과 투혼을 발휘해 선전하는 패턴이 반복되는 한 한국 축구의 발전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도자나 선수의 이름값에 의존하는게 아닌, 확고한 시스템과 훌륭한 지도자 육성을 통해 한국 축구의 기반을 튼튼히 닦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한국 축구의 현실과 시스템을 꼬집었다.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보여주기 식’에서 벗어나 인프라와 노력을 점검해봐야 한다. 시스템부터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4년 후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이자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이기도 한 박 해설위원의 현실 진단은 그만큼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런 면에서 여론에서 제기되고 있는 축구협회의 집행부 인사 또는 대표팀 사령탑의 교체와 같은 단순 처방은 진정한 해법이 아니다.

김태륭 SPOTV 해설위원은 2일 축구계가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 축구의 전술, 기술적인 측면에서 혁명을 일으킬 만큼 새로운 것은 없다”며 “미래 축구는 과학적 요소가 중요시될 것이고, 이 차이에서 축구 실력도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체력 및 정신력 강화 등을 넘어 선수들에 대한 과학적 맞춤형 훈련이라든가 선진 유럽축구의 기술과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분석·연구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훌륭한 지도자 및 선수단을 지원하는 능력 있는 행정가의 양성도 한국 축구가 간과해선 안되는 부분이다. 시스템의 확립도 인적 요소가 갖춰져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축구 관계자는 “축구협회 차원에서 지도자 교육을 시행하는 등 분주하게 노력하지만 정작 지도자 선발 과정이 주먹구구식이거나 부처 간 이해관계로 인해 인력 양성에 어려움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도 “요즘에는 IT나 과학적 기법 등을 통해 세계 축구의 트렌드를 시시각각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런 분야에서 제 역할을 할 인적 자원들을 배치하고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상대팀의 전력을 기록, 분석하는 전문 인력을 키우는 것 역시 승부의 세계에서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박구인 방극렬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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