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성 김 - 北 최선희 판문점서 극비 회동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두 대가 1일 오전 통일대교를 지나 판문점으로 향하고 있다. MBC 캡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미 정상회담 후속 협의를 위해 이르면 이번 주 방북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일 판문점에서 비밀리에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성 김 대사는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광화문의 포시즌스 호텔에서 미 외교차량을 이용해 빠져나와 통일대교를 거쳐 판문점에 들어갔다. 그는 이후 오전 11시쯤 통일대교를 통해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성 김 대사 일행은 2시간 정도 판문점에 머물렀다. 성 김 대사는 29일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김 대사와 최 부상은 오는 6일로 알려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앞서 미군 유해 송환과 비핵화 초기 조치 등 6·12 북·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들을 협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6·12 정상회담 직전에도 회담 의제를 놓고 사전협상을 벌인 바 있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약속했다는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기 문제가 논의됐을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구심을 갖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 검증 단계에서 신고해야 할 핵탄두 수를 줄이고, 핵 시설 은폐를 시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미 국방정보국(DIA)이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합의한 북·미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모든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으며, 핵무기와 핵 시설을 은폐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NBC방송도 29일 미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이 최근 몇 달간 여러 곳의 비밀 장소에서 핵무기 재료인 농축우라늄 생산을 늘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WP에 따르면 미 정보 당국은 북한 보유 핵탄두를 65개 정도로 파악하고 있으나 북한은 이보다 적다고 주장한다. 또 영변 원자력단지의 2배 규모인 비밀 핵연료 생산 시설이 평안남도 강선에 존재하며, 비밀 핵무기 시설도 최소 1곳 이상이라는 게 미 정보 당국의 분석이다.

한편 해리 해리스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29일 미 국무부에서 취임선서를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해리스 대사의 취임선서 장면을 담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고 “북한의 비핵화는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이며 해리스 대사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앞으로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대사가 7월 중 부임하면 1년6개월간 이어진 주한 미국대사의 공백은 해소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지명자 역할을 수행한 수전 손턴은 7월 말 퇴임한다고 국무부가 밝혔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시절 발탁된 그는 상원 청문회까지 마쳤으나 폼페이오 장관이 들어서면서 신임을 받지 못하자 사표를 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이상헌 기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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