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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89년만에 좌파 대통령 탄생하나

사진=AP뉴시스


1일(현지시간) 멕시코의 대선 및 총선에서 중도좌파인 야권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65·사진)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당선이 확정될 경우 1929년부터 이어진 우파 정권을 끝내는 것이어서 멕시코에 정치적 지각변동을 초래할 전망이다.

AFP통신 등은 30일 “멕시코에 정치 혁명을 일으키겠다”며 출마한 중도좌파 국가재건운동당(MORENA·모레나) 오브라도르의 승리를 예측했다. 선거 직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오브라도르는 48.1%의 지지율로 1위를 달렸다. 중도우파 국민행동당(PAN)과 중도좌파 민주혁명당(PRD) 연대의 후보인 리카르도 아나야는 26.1%, 중도우파 여당 제도혁명당(PRI)의 호세 안토니오 메아데는 20.8%, 무소속 제이미 로드리게스는 5%의 지지율을 보였다.

대통령뿐 아니라 500명의 하원의원과 128명의 상원의원, 주 및 지방의회 의원까지 뽑는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아무래도 89년 동안 멕시코를 이끈 우파 정권의 종식 여부다. 1929년 창당된 PRI는 무려 2000년까지 권력을 잡았다. 2000년 라이벌인 PAN에 권력을 넘겼지만 엔리케 페냐 니에토 현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다시 집권 여당이 됐다. 하지만 최근 국민들은 한 세기에 가까운 우파 정권의 통치와 부패, 폭력 등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시장을 역임한 오브라도르는 민족 우선주의 성향과 거침없는 언행으로 ‘멕시코의 트럼프’로 비유된다. 니에토 현 정권의 친시장 개혁이나 민영화 정책 재검토 및 최저임금 인상, 고등교육 접근 확대, 마약과의 전쟁에서 군대 철수 등 서민층을 사로잡는 공약을 제시했다.

‘3수’만에 대통령 당선을 눈앞에 둔 오브라도르는 대선 승리를 확신한 듯 “대통령뿐 아니라 의회도 과반을 만들어 달라”며 유권자에게 호소하고 있다. 창당된 지 4년밖에 안 돼 현재 의회에 의석이 없는 모레나당은 최근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44%를 기록, 각각 20% 정도인 PRI와 PAN을 여유롭게 따돌리는 만큼 상·하원 모두 제1당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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