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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 신동빈, 한·일 롯데 원톱 수성... 형제의 난 마침표




롯데가(家)의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9일 진행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으면서 한·일 롯데 수장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됐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도쿄에서 개최된 일본 롯데홀딩스의 2018년 정기주주총회 결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측이 제안한 신동빈 회장 이사 해임 안건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고 밝혔다.

롯데는 신 회장이 구속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해 일본롯데 주주들이 다시 한번 지지를 보내준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아 구속됐으며,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주총에 참석하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 구속 등으로 자신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에서도 패배했다”면서 “경영권 분쟁이 재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홀딩스 경영진과 주주들의 이번 결정은 신 회장의 뛰어난 경영 성과를 인정하는 한편, 신 전 부회장에 대한 신뢰가 낮기 때문인 것으로 재계는 분석하고 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으로 취임한 2004년 이후 각종 인수합병을 통해 한국 롯데를 재계 서열 5위로 키웠다. 지난해 한국 롯데 매출(96조원)은 일본 롯데 계열사(4조∼5조원) 매출의 20배가 넘는다. 한국 롯데는 세계 20개국에 진출해 11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에 비해 신 전 부회장은 1980년대부터 일본 롯데 경영에 참여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롯데는 이번 주총에서 경영권을 방어함으로써 신 회장의 구속수감, 중국의 사드 보복 등의 악재를 딛고 일어설 힘을 얻었다.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이사직을 유지하게 됨으로써 한·일 롯데 사업과 롯데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롯데는 경영 투명성과 효율성 증대를 위해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했다. 롯데지주는 현재 그룹 계열사 92개 중 유통, 식품, 금융 부문 5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 완성을 위해서는 일본롯데홀딩스 등 일본 주주가 9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호텔롯데 상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신 회장이 구속되면서 상장 일정은 미뤄졌다. 9월로 예정된 항소심에서 신 회장이 석방된다면 ‘신동빈 롯데호’는 순항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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