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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권 5개 국민 입국금지 합헌”… 트럼프 손 들어준 연방대법원

뉴욕 시민들이 2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 시행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연방대법원 판결에 항의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대법원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드러냈다. AP


연방대법원이 26일 ‘반(反)이민’ ‘반낙태’에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연달아 내렸다. 특히 반이민 판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판결이 연방대법원의 이념 성향이 보수로 기울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에다 연방대법원마저 보수화되면서 미국 행정·입법·사법의 3개 기둥이 모두 ‘우향우’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방대법원은 이슬람권 5개국 국민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제한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5대 4’로 결정됐다.

하와이주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예멘 리비아 소말리아 시리아 국민의 입국을 막는 것은 헌법이 규정한 종교에 따른 차별 금지를 어긴 것이라고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직후 이슬람권 7개국을 ‘무슬림 테러위험국’으로 지정하고 미국 비자 발급을 일시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그는 반이민 행정명령을 여러 차례 바꿨다. 현재 시행되는 행정명령으로 미국 입국이 제한된 국가는 이번 판결에 적시된 5개국에다 북한과 베네수엘라를 포함해 모두 7개국이다. 하와이주는 북한과 베네수엘라를 제외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위해 이민을 규제할 수 있는 충분한 법적 권한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로 이슬람권 5개국과 북한 베네수엘라 국민의 미국 입국은 전면 중단되거나 극히 제한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트위터에 “대법원이 트럼프의 이민 제한을 지지했다. 와우(Wow)!”라는 글을 올리며 반겼다.

연방대법원은 또 낙태 반대기관이 임신부들에게 낙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절차 등을 안내하도록 한 캘리포니아 주법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도 5대 4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념 성향이 팽팽했던 연방대법원에 지난해 4월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대법관을 지명하면서 5대 4 보수 우위의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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