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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된 스페인 조각상이 만화 캐릭터로 전락?



500년 역사를 지닌 스페인의 조각상이 허술한 복원작업으로 원래 모습을 잃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에스텔라의 세인트미카엘 성당은 16세기 제작된 세인트 조지 나무 조각상을 복원했다. 그런데 복원작업을 거치면서 위풍당당하면서도 고풍스러웠던 조각상의 기사 모습이 홍조를 띤 하얀 얼굴에 원색적인 갑옷을 입은 어리숙한 형상으로 바뀌었다. CNN은 “조지가 어린이 만화 캐릭터로 전락했다”고 전했다. 한 복원 전문가는 “갑옷에 굉장한 디테일이 살아있는 조각상이었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복원작업은 성당 요청으로 그 지역의 한 수공예 교사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콜도 레오스 에스텔라 시장은 “성당은 정부나 시의회에 언질도 없이 혼자 복원을 결정했다”며 “이 작업은 전문가가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인 예술품보존협회(ACRE)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공격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2012년 스페인 사라고사에서는 80대 여성 신도가 예수가 그려진 벽화 ‘에케 호모’(이 사람을 보라)를 원숭이 형상으로 그려놓아 “역사상 최악의 복원”이라고 비판받았었다. 스페인 국민들은 이번 조각상 복원에 대해 “엄청난 손실” “제2의 에케 호모” 등의 글을 SNS에 남기며 안타까워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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