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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맨팀’의 한계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왼쪽)가 27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전반 14분 나이지리아 수비수를 제치며 선제골을 넣고 있다. 메시가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첫 골이다. AP뉴시스


축구는 11명의 선수가 한 팀으로 뛰는 경기다. 그런데 유독 단 하나의 에이스가 주목을 받는 팀들이 있다. 이른바 ‘원맨팀’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한 원맨팀들은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고 선수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27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2대 1 승리를 거뒀다. 이에 아르헨티나는 1승1무1패가 되면서 조 2위로 극적인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의 아르헨티나는 이번 월드컵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이번에 조별리그 2차전까지 단 1승도 수확하지 못하고 조 4위로 밀리는 굴욕을 겪었다.

경기 내용도 실망스러웠다. 아르헨티나에는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지만 모두 메시만 바라보며 경기를 뛰는 ‘메시 의존증’을 보였다. 사실상 원맨팀 체제였다. 하지만 메시는 골을 넣지 못하며 부진했고 심지어 페널티킥 기회까지 날렸다.

다만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전 전반에 가능성을 보여줬다. 메시의 반대편에 위치한 선수들이 상대 진영을 흔들고 중원에서는 적재적소의 패스가 공급됐다. 그러자 메시도 살아났다. 전반 14분 메시가 첫 골을 터뜨렸고, 경기 분위기는 아르헨티나 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후반 들어 아르헨티나는 지난 경기 때 모습으로 돌아갔다. 패스 실수가 잦았고 공격을 펼칠 때는 메시부터 찾았다. 메시를 향한 상대의 견제가 심해지면서 아르헨티나는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막판인 후반 41분 나온 마르코스 로호의 결승골이 아니었다면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집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모하메드 살라의 원맨팀이다. 이적료 기준 살라가 이집트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4%다. 그의 활약으로 이집트는 28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살라는 대회 직전 부상을 당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두 골을 넣으며 분전하기는 했지만 이집트는 내리 3패를 당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FIFA 랭킹 8위의 폴란드는 완벽한 스트라이커로 불렸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보유했다. 그는 유럽 예선 10경기에서 16골을 터뜨렸다. 폴란드는 16강 진출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레반도프스키는 정작 조별리그에서는 침묵했다. 상대 수비의 대인마크에 막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레반도프스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폴란드는 월드컵 시드국 가운데 가장 먼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그나마 원맨팀 중에서는 포르투갈이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축구의 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견인하는 포르투갈은 조별리그에서 1승2무, 2위의 성적으로 16강전에 진출했다. 세 경기에서 나온 포르투갈의 5골 가운데 4골을 호날두가 넣었다. 다만 포르투갈도 조별리그 3차전에서 호날두가 이란 수비진 사이에서 고립되자 힘든 싸움을 벌여야 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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