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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동화’ 주인공에 ‘바이킹 박수’ 위로

아이슬란드의 헤이미르 하들그림손 감독(오른쪽)이 27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한 직후 주장 아론 군나르손을 끌어안으며 위로를 건네고 있다. AP뉴시스


아이슬란드는 27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대 2로 패배하며 1무2패로 D조 최하위가 확정,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겨야만 16강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상황에서 17번의 슈팅을 시도하며 크로아티아에 맞섰지만 후반 45분 결승골을 내줬다. 치과의사 감독과 영화감독 골키퍼, 소금 포장 공장 수비수가 모여 만든 ‘얼음동화’가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종료 휘슬이 불린 뒤 아이슬란드 선수들은 비통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특유의 짙은 파란색 복장으로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바이킹 박수’로 위로했다. 히터 시설을 갖춘 실내 축구장을 세워 두고 공을 차는 아이슬란드는 축구 열기가 대단하다. 총 인구 34만여명 가운데 3만명이 월드컵 기간 러시아를 방문했다. 아르헨티나와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한 조별리그 첫 경기의 TV 시청률은 99.6%였다.

아이슬란드의 헤이미르 하들그림손 감독은 “선수들이 보여준 모든 활약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경기장에 모든 것을 쏟았고 이제 남은 배터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승리는 없지만, 아이슬란드는 최고의 팀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우리는 고개를 들고 러시아를 떠날 것”이라고 했다.

유로 2016 당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과 무승부를 기록한 아이슬란드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돌풍을 이어갔다. 아르헨티나와 비길 때에는 리오넬 메시의 페널티킥을 막아냈다.

뉴욕타임스는 “무승부지만 승리라 부를 만하다”고 아이슬란드의 경기력을 칭찬했다. 아이슬란드 관중들은 “낙담하지 않고 유로 2020을 기다리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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