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훈련 줄줄이 스톱… 한·미동맹 ‘빈틈’ 우려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유예,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KMEP) 무기한 유예, 태극연습 연기, K-9 자주포의 서북도서 실사격 훈련 중단 검토….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UFG 연습과 KMEP, 우리 군 단독의 지휘소 연습인 태극연습 등이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일시 중단됐거나 일정이 조정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이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이들 훈련을 유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잇따른 훈련 유예가 한·미 연합 방위태세에 균열을 내고 결과적으로 한·미동맹의 핵심인 군사동맹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우선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장기간 중단하는 것은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이나 감축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 주한미군의 주요 임무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통한 연합 방위태세 유지다. 훈련 중지 상태가 계속되다 보면 주한미군이 불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수 진영에선 훈련 유예가 한·미 간 군사 부문 협력을 느슨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한·미동맹 약화를 노리는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시 중지된 군사훈련은 북한의 태도에 따라 언제든 재개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지만 비핵화 협상 자체가 단기간에 끝나기는 쉽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선의의 협상’을 조건으로 워게임(war game) 중단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하지만 북한의 핵 폐기에 수년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과정을 밟다 보면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는 키리졸브 연습(KR)과 독수리 훈련(FE) 역시 중지될 가능성이 높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줄줄이 중지되면 우리 군 단독 훈련도 저강도로 진행될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일부 훈련 중지는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한·미 연합 및 우리 군 단독 훈련은 북한의 핵무기뿐 아니라 각종 재래식 무기의 위협을 평가하고 우리의 대응능력을 다각도로 시험해보는 측면도 강했다.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원은 26일 “우리 군은 북한의 위협이 완전히 제거되기 전까지는 재래식 전력 하나라도 더 강화해야 하며 대비태세를 더욱 굳건히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또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북침전쟁 소동’이라며 반발하는 북측에 “정례적이고 방어적인 훈련”이라고 반박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훈련을 중지할 경우 마치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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