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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 40번 실패했던 세트피스, 독일전은 어떨까

우루과이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등번호 9번)가 25일(한국시간) 2018 러시아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프리킥으로 골을 넣고 있다. AP뉴시스


세트피스는 신태용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 대비하기 위해 누누이 강조한 ‘필살기’ 중 하나였다. 신 감독은 인터뷰 때마다 “세트피스를 준비했지만 일부러 보여주지 않고 있다” “스웨덴에 (세트피스 전략이) 유출될까봐 조심스럽다”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공개 훈련은 물론 평가전에서도 세트피스를 제대로 쓰지 않았다. 상대가 알게 되면 효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감독의 트릭으로 포장됐다. 팬들은 신 감독이 완성한 세트피스 실체가 월드컵 본선에 들어서면 나타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조별리그 두 경기를 치른 26일(한국시간) 현재 세트피스 성공률은 제로였고 그 과정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인 스웨덴전에서 코너킥 5개와 프리킥 21개를, 멕시코전에서는 코너킥, 프리킥을 각각 7개씩 찼다. 2경기 동안 얻은 40번의 기회는 모두 허무하게 날아갔다. 프리킥은 상대가 먼저 걷어내기 일쑤였고 코너킥에서의 패스는 수비에 계속 막혔다. 코너킥을 받은 선수가 우리 수비 진영까지 역주행하는 황당한 모습도 나왔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우리 세트플레이의 의도를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김태륭 SPOTV 해설위원도 “세트피스 전략이 간파 당하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연습한대로만 하다보니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세트피스는 정지된 상태에서 선수들 간 약속된 플레이를 펼칠 기회다. 어찌보면 가장 유리한 득점루트다. 예전에는 약팀이 강팀을 상대할 때 갈고 닦은 무기였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강호들도 더욱 정교한 세트피스로 점수를 올리고 있다.

우루과이의 경우 조별리그에서 넣은 5골을 모두 세트피스를 통해 만들었다. 잉글랜드가 올린 8골 가운데 4골이 세트피스에 의한 골이었다. 특히 파나마전 전반 39분에 짧은 패스와 헤더로 만든 존 스톤스의 골은 완벽하게 계획된 것이었다.

한국도 그동안 월드컵에서 세트피스 효과를 봤다. 1986 멕시코월드컵부터 2010 남아공월드컵까지 7회 연속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을 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처음 세트피스를 통한 득점이 없었고 결국 1무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신 감독은 월드컵에 맞춰 10여개의 세트피스 작전을 만들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비수 장현수는 “선수들이 식사를 할 때도 세트피스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전에선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

27일 독일과의 최종전은 선수들의 역습뿐 아니라 세트피스를 통한 득점이 절실하다. 필드에서의 정상적 공격만으로 세계 1위 팀을 무너뜨리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 감독의 트릭이 이제는 빛을 발할 때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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