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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식당서 쫓겨난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법이민 무관용 정책에 반발한 시민들이 정부 고위관리들을 식당에서 쫓아내는 일이 잇달아 벌어졌다. 시각 차이를 인정하지 않은 편협한 행동이라는 비난과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여론을 잘 보여줬다는 찬사가 엇갈렸다.

세라 샌더스(사진)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남편 등 가족 7명과 함께 저녁식사를 위해 버지니아주 렉싱턴의 레스토랑 ‘레드 헨(Red Hen)’을 찾았다. 당시 집에 있던 식당 주인 스테파니 윌킨슨은 백악관 대변인의 방문 소식을 직원들에게 전해 들었다. 윌킨슨은 직원들에게 “내가 어떻게 하길 원하는지 말해보라. 대변인에게 나가 달라고 할 수도 있다”고 묻자 직원들은 두말없이 “그렇게 해 달라”고 대답했다. 윌킨슨은 식당으로 가서 샌더스 대변인에게 “우리 식당에는 정직 연민 협력 등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나가 달라”고 했다. 이미 일부 요리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지만 샌더스 대변인은 “알겠다. 떠나겠다”고 한 뒤 식당을 나갔다.

윌킨슨은 23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직원 모두 샌더스 대변인이 불법 이민자의 부모-아동 격리정책을 변호하며 질문을 피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샌더스 대변인은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정부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정책을 책임지는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도 같은 날 곤욕을 치렀다. 백악관 근처 멕시코 식당을 방문한 닐슨 장관을 보고 시민들이 “가족 분리를 끝내라”며 항의한 것이다. 닐슨 장관 역시 식사도 못하고 쫓겨났다.

이런 행동은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레드 헨 홈페이지와 SNS 계정에는 윌킨슨의 행동을 옹호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LA타임스는 “도덕적인 미국인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밀입국 가족을 떼어놓은 것에 분노했다”는 독자 의견을 소개했다. 물론 비판 여론도 적지 않았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불평 많은 자유주의자라면 레드 헨을 이용해도 되지만, 진정한 미국인이라면 멀리해야 한다”는 네티즌 의견을 전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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