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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외교 탄력받은 트럼프… 내달 푸틴과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달 초중순 미·러 양자 정상회담을 한다. 두 ‘스트롱맨’은 다자 외교무대에서 만난 적은 있으나 ‘일대일 회담’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 간 내통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는 시점에서 이뤄지는 정상회담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의 외교적 성과를 등에 업고 내친김에 불편했던 러시아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주지사들과 업무 오찬을 하면서 미·러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양국 정부도 미·러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숨기지 않고 있다. 백악관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회담 논의를 위해 다음 주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미·러 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되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의 정확한 시기와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유럽을 방문하는 기간에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이 성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7월 11∼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이전이나 7월 13일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 이후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상회담 장소로는 오스트리아 빈이 유력한 상황이다.

두 ‘스트롱맨’의 첫 시작은 좋았다. 서로 덕담을 주고받아 ‘브로맨스’(브라더와 로맨스의 합성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러시아 스캔들’이 암초로 등장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미 대선 당시 발생했던 민주당 전국위원회 이메일 해킹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 정보기관을 지목했다. 푸틴 대통령이 ‘절친’ 트럼프 후보를 돕기 위해 벌인 일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뮬러 특검이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 등을 겨냥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마녀사냥” “조작된 거짓말” 등의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하고 시리아 내전에서 독재정권을 지원한 것도 미·러 관계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우호적인 손짓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10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크림반도 강제병합으로 주요 8개국(G8)에서 축출된 러시아를 거론하면서 “러시아를 다시 끌어들이는 G8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러 정상회담 개최에는 북한 변수가 큰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성과를 동력 삼아 미·러 관계 정상화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또 미·러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논의될 것이 확실하다. 북·미 정상회담의 뒷얘기가 궁금한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기는 화제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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